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 계열사 삼성SDS가 정부에 '국가 AI컴퓨팅센터'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19일 삼성SDS에 따르면 회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국가 AI컴퓨팅센터 참여의향서를 내고 최종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참여의향서를 냈다고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참여의향서를 낸 기업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국가 AI컴퓨팅센터는 정부가 인프라를 마련해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기업의 AI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가 모인 '국가AI위원회'가 추진한다. 정부가 51%, 기업이 49% 지분을 갖는 합작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올해 서비스를 개시하고 2027년까지 센터 개소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SPC의 경영은 민간 주도로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사업에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정책금융 대출상품으로 지원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삼성SDS외에 SK텔레콤·KT·LG유플러스·네이버 등 IT 기업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까지 약 100개의 기업 및 기관들이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업자(CSP)와 클라우드관리서비스제공사업자(MSP)의 역할을 모두 맡고 있다. 기업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필요로 하는 기업용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도 제공한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인 데이터센터는 서울 상암·수원·구미·춘천·동탄 등 5곳, 해외에 13곳 등 총 18곳에서 운영 중이다. 주요 지역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국내외 주요 고객사들의 업무 및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운영하는 경험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회사는 19번째 데이터센터도 준비 중이다. 삼성SDS는 2024년 12월 삼성전자로부터 '경상북도 구미시 1공단로 244'에 위치한 '토지 일부 및 대상토지 부속건물 일체'를 215억원에 매수했다.
국가 AI컴퓨팅센터처럼 데이터센터에 설치한 GPU를 기업들에게 빌려주는 서비스형GPU(GPUaaS) 사업도 펼치고 있다. GPUaaS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정영훈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 상무는 올해 1월23일 진행된 2024년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농협·우리은행·신한은행 등 금융사와 국회·경기도청·행정안전부 등 공공기관들도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금융·공공 시장에서 AI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에게 국가 AI컴퓨팅센서 사업 참여는 CSP로서 고객사를 다양화하면서 공공 시장 매출도 늘릴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올해부터 회사를 이끌게 된 이준희 대표이사에게도 중요한 사안이다. 그는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 본사 사옥에서 열린 '제4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호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 부사장과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주총에서 삼성SDS의 주주들은 새로운 경영진을 응원하면서도 주가를 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주주는 "삼성SDS는 2014년 상장 당시 공모가가 19만원이었는데 10년이 지난 현재 12만원대에 머물고 있다"며 "배당금만으로는 주식 손실분이 상쇄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회사가 주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는 이 대표가 적극적으로 주식 매입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 대표가 1000주의 삼성SDS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아는데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과 주가부양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차원에서 추가 매입 의사가 있는지 궁금하다"며 "삼성SDS는 장기 투자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현재 주가가 너무 하락해있으므로 (이 대표가 주가 회복에 대한)의지를 보여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S는 이날 주총에서 제40기(2024년1월1일~2024년12월31일)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준희 대표·이호준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전자증권 관련 조문을 정비하고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ESG위원회 등 이사회 산하 설치 가능한 위원회의 종류를 추가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총 9명(사외이사 4명)인 이사들의 보수 총액 한도는 2024년과 같은 83억원으로 결정됐다.
박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