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때 70곳 병원서 거절…쌍둥이 산모의 '절박한 130㎞ 비행'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충남 천안에서 조기 출산 위험이 있는 쌍둥이 임신부가 의료진 부족 등으로 130㎞ 떨어진 전북 전주 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은 뒤 아이를 낳았다.
23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천안 한 산부인과에서 입원 중이던 30대 임신부 A씨에게 17일 오후 9시쯤 복통이 발생했다. 당시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던 A씨는 임신 32주 만에 몸 안에서 출혈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있던 병원은 2시간 30분 뒤인 오후 11시 30분쯤 수술이 어렵다고 판단해 A씨를 옮길 병원을 수소문했다. 이 병원과 10분 거리에 있던 대학병원은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절했다.
의료진과 A씨 가족들이 전국 70곳 넘는 병원에 연락을 돌렸으나 A씨를 받아주겠다는 병원은 없었다고 MBC는 전했다. A씨 남편은 MBC에 “머리가 하얘졌고 절박했다. 부인이라도 살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다”라며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다 8시간이 흐른 18일 오전 A씨는 천안 서북구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소방 헬기를 타고 전주 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 끝에 쌍둥이를 출산했다. A씨는 건강을 되찾았으나 쌍둥이 중 한 아이는 위중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A씨가 낳은 아이들은 다른 아이보다 한달 반 일찍 태어난 셈이다.
추석 연휴 산모가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다가 병원으로 수 시간 뒤 이송된 사례는 또 있다.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에서 조산 위험이 있는 32주 차 산모가 복통을 호소해 119구급대원이 강릉·영월 등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치료받지 못하고 신고 7시간 만에 원주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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