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이란 졸전 완패...아시아 축구 첫승은 과연 누가 해낼까 [카(타르)톡 왔슈]

이은경 2022. 11. 22.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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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워하는 누롤라히 (도하=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1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잉글랜드 대 이란 경기. 이란의 아마드 누롤라히가 득점 기회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2.11.22 utzz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개최국이자 개막전 주인공인 카타르는 처참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21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개막전에서 카타르는 에콰도르에 0-2로 졌다. 이날 오후 열린 잉글랜드와 이란의 B조 첫 경기에서는 이란이 2-6으로 대패했다.

개최국인 카타르는 강팀이라는 평가를 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월드컵에선 개최국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있다. 개최국으로서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하지 못한 게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연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하지만 그 남아공도 첫 경기는 지지 않았다. 카타르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국의 첫 경기 무패 기록을 깨고 에콰도르에 완패했다. 불명예 기록이다.

사실상의 ‘반코트 경기’로 보였을 정도로 시종 에콰도르가 몰아친 경기였다. 2실점에 그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카타르의 유효슈팅은 0개였다. 월드컵에서 체계적인 기록 정리가 시작된 후 본선 무대 유효슈팅 0개는 카타르가 역대 두 번째다. 첫 기록을 쓴 1994년 미국 월드컵의 미국은 우승팀이 된 세계 최강팀 브라질을 상대로 그랬다. 카타르가 에콰도르전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터치한 건 단 한 차례였다. 후반에 접어들자 6만7000여 명의 만원 관중이 대거 빠져나가 빈자리가 보였을 정도로 홈팬마저 실망했다.

개최국 무패 전통 깨졌다 (알코르=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0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카다르 대 에콰도르 경기. 0-2로 패한 카타르 대표팀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2.11.21 ka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카타르는 2019년 아시안컵 우승팀이다. 당시 8강에서 한국도 잡았다. 우승하기까지 9경기 전승, 19득점 1실점이라는 완벽한 경기를 했던 카타르가 월드컵을 앞두고 6개월간 합숙으로 조직력을 가다듬어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첫 경기만 봤을 때는 완벽한 오판인 듯하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팀이 6개국이 출전했다. 카타르와 이란을 시작으로 22일 사우디아라비아, 23일 호주와 일본, 24일 한국이 각각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카타르의 첫 경기를 보면서 ‘설마 다른 아시아 팀들도…’라는 걱정이 스쳐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예감대로 아시아 두 번째 주자 이란이 잉글랜드에 완해했다. 상대들도 모두 만만치 않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르헨티나, 호주는 프랑스를, 일본은 독일을 첫 경기에서 만난다. 하나같이 우승 후보들이다. 한국 첫 상대 우루과이도 강팀이다.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의 겨울 월드컵이다. 여름에 시작해서 이듬해 봄까지 치르는 유럽리그와 봄에 시작해서 겨울에 끝나는 아시아 리그는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월드컵 개최 시기가 각 팀 선수들의 컨디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대부분 유럽 리그에서 뛰는데, 여름 월드컵에서 이들은 시즌을 마친 직후 월드컵에 나섰다. 체력이 바닥을 찍고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뛴다.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강팀들은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몸을 만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상대적으로 아시아 선수들 대부분은 시즌 도중에 월드컵을 치렀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전했다. 이러다 보니 첫 경기에서 이변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겨울 월드컵 변수가 더 커질 수 있다. 강팀은 첫 경기부터 실전 감각이 최상인 상태에서 나선다. 공교롭게도 그런 대회에서 아시아 팀들은 우승 후보들과 첫 경기를 치른다. 사상 첫 중동 월드컵이자 겨울 월드컵이 아시아 팀에는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다.

H조의 한국은 하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시아의 마지막 주자가 됐다. 한국만큼은 ‘프라이드 오브 아시아’를 보여주길 바란다. 2002년 8강 스페인전에서 붉은 악마가 카드섹션 구호로 썼던 바로 그 말대로 말이다.

도하(카타르)=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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