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도 않으면서 처 묻냐"... 큰절사과 6개월만에 손님에 '막말'한 소래포구의 근황
다리 떨어진 꽃게, 바가지 논란으로 큰절 사과한 소래포구
누리꾼 "장사를 해야지 사기를 치나" 비판 들끓어
수산시장 중에서도 유명한 소래포구는 올 한 해 유독 불미스러운 논란에 많이 휩싸였습니다. 결국 2023년 소래포구 상인 1백여 명은 시장 곳곳을 돌며 그간 문제가 되어온 '섞어 팔기', '위생 문제' 등에 사과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부정적인 소래포구의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사과 캠페인이 진행된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논란이 발생했습니다. 이번에는 상인이 손님에게 '막말'을 한 상황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 공개된 것입니다.
'사지도 않으면서 처 물어보기는'...
2023년 11월 30일 유튜브 채널 '오지산'에는 '이게 소래포구 어시장의 현실이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게시되었습니다.
최근 아내와 함께 소래포구를 찾은 유튜버는 "대명포구에서 당한 일이 있어서 재래시장은 안 가려고 했는데 꽃게가 워낙 싸다는 소문에 소래포구를 찾았다"라며 " 역시나 기분 나빴다"고 자신이 당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산물을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곳곳을 누비던 유튜버는 여러 해산물과 가격을 영상에 담았는데요. 어시장 곳곳에서는 상인들이 "1kg에 5천원", "떨이가 만원" 등 호객 행위를 벌이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한 상점에 멈춰선 오지산의 아내는 상인에게 가격을 물었는데요. 한 상인이 "사지도 않으면서 처 물어보기는"이라고 답하는 장면이 그대로 영상에 담겨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들 부부는 황당함에 자리를 떴는데요. 이후 오지산이 아내에게 "너한테 한 말이냐"고 묻자 아내는 "나한테 그런거다"며 "1kg에 얼마냐고 물어보니까"라며 억울함을 표현했습니다.
오지산은 "저런 상인은 어떻게 해야하나 화가 난다"며 "손님이 참아야하는 시장 분위기가 기가 막힌다"고 말했는데요. "나름 친절한 상인분도 많은데 아까같은 상인은 문제가 좀 많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말을 막하는 상인 몇 분 때문에 소래포구 어시장 전체 상인들이 소비자에게 불만족으로 인식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손님 입장에서 가격을 비교해보고 사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 "소래포구 잊은지 오래다", "정신 못차린 상인들이 아직도 있네", "물 흐리지 말고 상인회 차원에서 퇴출시켜라" 등 손님에게 막말한 상인을 비난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소래포구 꽃게 바꿔치기, 바가지 논란
한편 2023년 소래포구는 가격을 지나치게 높여 판매하는 이른바 '바가지 문제'와 다리 없는 꽃게, 꽃게 바꿔치기 등 수많은 논란이 이어져왔습니다.
소래포구의 바가지 악명은 오래전부터 유명했습니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꾸준히 소래포구 바가지에 대한 비난이 계속되어왔으며 이에 대한 상인회의 '바가지 근절 약속'과 '자정행위'는 꾸준히 있어온 일입니다.
2023년 5월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래포구 꽃게 구입 후기'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시되었습니다. 글쓴이 A씨는 오랜만에 방문한 소래포구의 꽃게 가격이 저렴하게 바뀌어 변화된 모습에 뿌듯함까지 느꼈다고 했는데요.
A씨는 살아있는 꽃게 9마리를 구매해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집에 도착해 상자를 열어본 A씨는 깜짝 놀랐는데요. 9마리가 모두 죽어있었던 것은 물론 다리가 1개씩 없거나, 1개만 남아있는 꽃게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A씨는 "분명 다리도 다 달리고 살아있었는데 꽃게는 얼음 채우고 한 시간이 지나면 다 뻗어버리고 다리고 사라지나보다"며 "참고로 아이스박스 안에 떨어진 다리는 없었다"고 말하며 다시는 소래포구에 방문하지 않겠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큰절올리며 '다시는 바가지 없을 것' 약속했지만...
여러가지 불미스러운 사고가 계속되는 와중 A씨가 겪은 사례가 인터넷상에서 큰 논란이 되어 비난을 받자 소래포구 상인들은 계속해서 지적되어왔던 '바가지 요금'과 '꽃게 바꿔치기'에 대해 자정 노력을 약속했습니다.
2023년 6월 14일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앞에는 '고객신뢰 자정대회'라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각종 상술과 바가지 요금 등으로 뿔난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정대회가 열린 것인데요.
소래포구전통어시장상인회, 인천수협소래어촌계 등 주요 단체에 가입된 상인 100여 명은 소래포구 시장 곳곳을 돌며 '섞어 팔기', '위생 문제' 등에 대해 사과하는 자정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이어 단체를 대표하는 상인 몇 명이 현수막을 뒤로하고 엎드려 큰 절을 해 다시는 바가지를 씌우지 않을 것이며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다짐을 했는데요.
인천 남동구는 6월 12일부터 사흘간 소래포구 상인 300여명을 대상으로 위법 행위 근절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박장복 영남시장상인회장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심으로 반성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과 1주일만에 또다시 논란
소래포구 상인들의 자정대회가 열린지 일주일만에 또다시 소래포구는 꽃게바꿔치기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다리가 떨어진 꽃게를 구입한 소비자의 후기가 또다시 온라인에 게시된 것이었는데요. B씨가 소래포구에서 구매했다며 공개한 사진 속 꽃게는 모두 다리가 2~5개씩 떨어져나간 모습이었습니다.
B씨는 구입 당시 동생과 함께 다리 개수도 온전하고 알도 꽉 찬 전시용 꽃게를 보고 구매한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B씨가 당시 꽃게를 구입한 상전은 "우리와는 관련없다", "억울하다"며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B씨는 "상인 대표가 큰절하며 달라지겠다고 사죄한 걸 믿은 내가 호구였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B씨가 소래포구에서 꽃게를 구매했다는 객관적인 정황 또는 증거는 없었는데요.
B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절대 변하지 않는 곳", "이쯤되면 속는 사람이 더 나쁜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동안 쌓여왔던 소래포구의 부정적 이미지에 누리꾼들은 쉽게 마음을 돌리지 않게 된 것입니다.
소래포구 축제 정찰제로 운영
누리꾼 반응은 '싸늘'
2023년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소래포구에서는 '제23회 소래포구축제'가 개최되었습니다. 맨손으로 대하잡기를 비롯해 다양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가을의 대표적인 축제였는데요.
먹거리존의 운영은 새마을부녀회와 소래포구 전통어시장 상인회가 맡았는데요. 인천 남동구는 소래포구축제에서 먹거리 요금을 1만원 이하로 구성할 것을 사전에 고지했습니다.
이에 새마을부녀회 부스에서는 빈대떡과 잔치국수를 5,000원, 떡볶이 3,000원 등으로 정했으며 상인회 부스에서는 꽃게 강정 2마리 세트를 15,000원, 새우찜 12마리 세트와 전어구이 7마리 세트를 1만원에 판매했습니다.
제23회 소래포구축제는 약 45만 명의 방문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하며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바가지논란과 악덕 업주들의 상술 등 각종 부정적인 이미지로 얼룩진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시장, 일부 상인들은 자성의 목소리를 내며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몇몇 몰지각한 상인들이 비상식적인 태도로 손님을 대하거나 여전히 바가지를 씌우려는 등의 행동이 적발되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어 소래포구 전체의 이미지는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