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낙폭과대 인식 확산…반등 가능성은?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업황 우려 제기
증권사, 어닝시즌 실적 발표 관건 지목
반도체 업황 우려로 관련주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비관론이 과하단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치평가(밸류에이션) 매력 상승과 함께 3분기 실적 결과에 따라 반도체주가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지수'는 이달(2일~20일) 들어 11.74%(3620.23→3195.30) 하락해 이 기간 거래소가 산출하고 있는 'KRX 업종지수' 중 낙폭이 가장 컸다. 코스피 등락률 -3.03%(2674.31→2593.37)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수 내 개별 종목도 부진했다. 같은 기간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4.94%(7만4300→6만3200원)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9.79%(17만3700→15만6700원), 한미반도체는 12.84%(11만4500→9만9800원) 내렸다.
반도체주의 낙폭은 최근 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를 전망하며 커졌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이 추석 연휴에 돌입한 지난 15일(현지시간)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는 제목의 반도체 산업보고서를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해당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업황 부진을 전망하며 범용 D램의 수요 부진과 인공지능(AI)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과잉을 근거로 들었다. 이와 함께 반도체 대형주의 눈높이도 대폭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27.62%(2만9000원) 내렸다. 또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26만원에서 12만원으로 53.85%(14만원) 하향 조정하며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비중 축소'로 두 단계 낮췄다.
이 보고서 여파로 추석 연휴 간 휴장했던 국내증시가 문을 열자마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19일 삼성전자는 장중 3.42%(2200원) 내린 6만22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는 장중 11.12%(1만8100원) 하락한 14만47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증권가도 업황 부진에 따른 반도체주의 약세를 점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번달 국내 증권사 12곳이 제출한 삼성전자 목표가 평균은 9만8500원으로 이들이 직전 낸 목표가 평균(11만2500원)에서 12.4%(1만4000원) 내려갔다.
이달 7개 증권사가 낸 SK하이닉스의 목표가 평균도 25만6429원으로 직전 목표가 평균(28만7143원)과 비교해 10.7%(3만714원) 하향 조정됐다.
다만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된 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과 함께 가격적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 반도체 수요의 경우 PC와 모바일 수요의 더딘 회복세가 우려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결국 가장 중요한 일반 서버향 수요 동향은 견조하고 생산업체들의 PC·모바일향 공급 확대는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4분기 급격한 가격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과거 저점 레벨이었던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수준까지 하락해 부진한 3분기 실적과 불안한 매크로 상황이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부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은 '바이(BUY)'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주의 반등이 힘이 실리기 위해선 국내외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시장 기대를 만족 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현지시간으로 오는 15일 예정된 마이크론의 회계연도 기준 4분기(6월~8월) 실적발표와 10월 첫째주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가 향후 반도체주의 주가 흐름을 예상할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발표가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 역할을 할 전망"이라면서도 "주식시장이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다는 점, 한국의 경우 원화강세로 인해 기업들이 상반기와 같은 환율수혜를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3분기 실적 모멘텀이 강하지 않을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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