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복지잣대’… 기준중위소득 실제와 최대 111만원 차이
최소80만 빈곤가구 생계급여 못받아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등 각종 복지 대상 선정 기준이 되는 기준중위소득이 3년의 시차를 두고 현장에 적용돼 실제 중위소득과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정부가 기본증가율을 임의로 낮추면서 4인 가구 기준 111만원의 격차가 발생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내년에 적용할 기준중위소득을 이르면 다음 달 발표할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기준중위소득은 약 80개 복지사업의 기준이 되는 잣대 역할을 한다. 정부는 기준중위소득을 매년 발표하고 이를 다음 해부터 적용해 급여별로 정해진 비율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한다. 하지만 이 잣대로는 실제 중위소득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기준중위소득과 적용 시점의 가계금융복지조사상 중위소득 간 격차는 2018년 12.49%에서 2023년 29.6%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기준중위소득이 2023년 데이터를 기준으로 2025년에 결정되고 이를 2026년에야 적용하는 구조여서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득인정액이 월 100만원(2023년 기준)인 4인 가구를 가정하면 기준중위소득 162만원에서 소득 100만원을 제외한 월 62만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실측치인 2026년 가계금융복지조사상 중위소득을 바로 적용할 경우 월 110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 교수는 “게다가 기본증가율 반영 원칙마저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올해 기준 누적 격차는 4인 가구 기준 111만1415원까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중위소득은 복지 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측치 성격이 있어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도 “오차를 교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내재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본증가율과 추가증가율 반영 여부를 놓고 정부가 임의로 수치를 낮추는 등 매년 산식을 달리하면서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복지 대상자에 해당하지만 수급을 받지 못한 빈곤층도 상당하다는 추정이 나온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준중위소득과 가계금융복지조사 간 격차로 인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한 빈곤층 규모는 80만~115만 가구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기준중위소득과 실측치 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산정체계 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국가 재정도 고려해 현실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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