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선 왜 4만 명밖에 안 봤지? 넷플릭스 TOP 10 오르며 재평가받는 한국 영화

<범죄의 여왕>

2016년 개봉 당시 고작 4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던 영화 <범죄의 여왕>이 넷플릭스 공개 이후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에 이름을 올리며 뒤늦은 재평가를 받고 있다. 극장에서는 조용히 지나갔지만, OTT에서는 오히려 더 강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숨은 명작’이라는 평가까지 등장하는 분위기다.

<범죄의 여왕>은 아들이 사는 고시원에서 수도 요금이 120만 원이나 나오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엄마 미경의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배우 박지영이 연기한 미경은 전형적인 수사물의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총이나 폭력이 아닌, 특유의 ‘촉’과 생활력, 그리고 오지랖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인물이다. 이 독특한 설정은 당시에도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당시 한국 영화 시장은 남성 중심의 범죄·액션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고, 감정을 자극하는 신파 서사가 흥행 공식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흐름 속에서 중년 여성 주인공의 생활 밀착형 스릴러는 분명 색다른 시도였지만, 대중적인 선택을 받기에는 다소 낯선 작품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낯섦’이 지금의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는 고시촌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을 촘촘하게 배치하며 이야기를 확장한다. 장수 고시생, 게임 폐인, 정체를 알 수 없는 관리 직원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건이 입체적으로 전개된다. 특히 미경이라는 캐릭터는 모성애에만 머무르지 않고, 한 인간으로서의 욕망과 감각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며 기존의 여성 서사와는 다른 결을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이요섭 감독 역시 기존 수사물의 공식을 비틀고자 했다. 남성이 중심이 되는 추리 구조 대신, 생활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작품의 개성을 강화했고, 지금의 OTT 환경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작품을 접한 관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 영화를 4만 명밖에 안 봤다니 이해할 수 없다”, “웬만한 범죄 영화보다 훨씬 재밌다”는 반응까지 이어지며 작품성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비슷한 구조와 소재의 한국 영화들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에게 <범죄의 여왕>의 신선한 접근 방식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극장에서는 외면받았지만, OTT에서는 다시 빛을 보는 사례는 최근 들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범죄의 여왕> 역시 그 흐름 속에서 대표적인 ‘역주행’ 작품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상업적 공식에서 벗어난 시도가 시간이 지나 다시 주목받는다는 점에서, 이 영화의 재발견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한때는 조용히 스크린에서 사라졌지만, 이제는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범죄의 여왕>. 익숙함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던진 이 작품이 어디까지 입소문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범죄의 여왕
감독
출연
오창경,이성욱,정민성,강진아,곽진무,정혜경,김비비,이상홍,이솜,장하란,차재현,이효재,장경익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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