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디자인세미나] “주택의 원형과 본질을 탐구합니다”
건축가 12인의 하우스 디자인 세미나_④ 요앞건축사사무소 류인근
류인근 소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건축과 회화의 경계에서>라는 주제로 둘째 날 강연의 문을 열었다. 과연 매번 한 폭의 그림 같은 개성 있는 건축물을 선보이는 건축가다운 주제였다. 그는 맨 먼저 ‘새로운 주택을 창조한다는 것은 뭘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우선 ‘창조’라는 단어를 우리는 언제부터 많이 사용했을까로 거슬러 오른다.
구글에서 단어 사용 빈도수를 조사해 본 결과, 1920년대부터 ‘창조’, ‘천재’, ‘영감’과 같은 단어들의 사용 빈도수가 늘어나고 이 단어들을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어떤 혁명적인 기점들이 발생하기 시작한다. 그 이전에 창조란 신의 영역과 다름없었던 까닭이다. 류 소장은 이처럼 주택들의 원형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본질에 관한 탐구도 꾀한다.
그는 설계할 때, 종종 ‘바우하우스(Bauhaus)’를 떠올린다고 밝혔다. 종교로 치면 바우하우스는 류 소장에게 예루살렘과 같은 곳이다. 바우하우스는 1919년부터 1933년까지 독일에서 설립·운영된 학교로, 건축, 미술, 공예, 사진 등 종합적인 내용을 교육하였다. 애플 아이폰을 디자인한 스티브 잡스 역시 “나의 디자인 근원은 바우하우스에 있다”고 했을 만큼 건축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박스형 주택, 모더니즘 건축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류 소장은 한국 건축은 미학보다는 대지, 도시 예찬 일색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난방이 잘되는 집인지, 웃풍은 없는지 등 기술적인 부분에만 주목한다. 물론 그런 부분들이 반박 불가의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집의 필수 요건이지만, 건물을 그림 그리듯이 해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한다.
건축주가 꿈꾸던 이미지와 건축가가 구상한 이미지를 서로 주고받으며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 단계에서 ‘회화’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근생 건축물은 어떻게 설계하면 좋을까”라는 청중의 물음에는 “이제는 용적률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건물보다는, 디자인이 잘 된 건물이 돈으로 치환된다는 경험치가 쌓여 주변 건물들과는 뭔가 좀 다른, 멋진 디자인에 집중해 보면 수익성 따라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성_ 오수현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2월호 / Vol.310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