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라고 좋아했더니… 제주공항 주차장 첫날부터 주차대란

문정임 2024. 9. 1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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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형 가족을 마중하러 제주공항을 찾은 고모(38)씨는 차 세울 곳을 찾지 못해 30분이나 공항 주변을 맴돌았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14일부터 18일까지 국내선 여객을 대상으로 주차장을 전면 무료 개방했다.

14일 제주공항 주차장을 찾은 양모(68)씨는 "친척을 마중 왔는데 주차 공간이 없어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며 "안 그래도 길이 새로 뚫려 헷갈리는 공항 주변을 몇 바퀴나 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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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객과 마중객 차량으로 만차된 지난 14일 제주공항 주차장 모습. 독자 제공


지난 14일 형 가족을 마중하러 제주공항을 찾은 고모(38)씨는 차 세울 곳을 찾지 못해 30분이나 공항 주변을 맴돌았다. 예년 같으면 만차라도 금세 빈 자리가 생겼을 텐데 올해는 주차요원이 주차장 입구에서 진입을 막아 내부로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정부의 추석 민생 대책 일환으로 한국공항공사가 연휴기간 전국 14개 공항의 국내선 주차장 무료 개방을 실시했다. 제주공항은 개방 첫날부터 만차가 되면서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부분 제주공항을 통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간 장기 주차 차량들이 주차면을 선점하면서 회전율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14일부터 18일까지 국내선 여객을 대상으로 주차장을 전면 무료 개방했다. 무료회차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3시간으로 늘리고, 3시간 이상 주차한 경우 출차 시 주차 요금을 부과한 뒤 이후 탑승권과 영수증을 증빙하면 결제 요금을 환불해주기로 했다.

주차장 이용객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기존 정규 주차장 2251면 외에 직원 주차장 등 임시 주차장을 1000면 이상 추가해 총 3200면 이상을 개방했다.

주차 대란은 연휴 첫날인 14일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11시를 지나자 공항 건물과 가장 가까운 주차 빌딩, 노상 주차장이 먼저 만차됐다. 이후 노상 주차장 내 버스·렌터카 구역을 추가로 열었지만 곧 메워졌고, 오후 들면서 직원 주차장까지 만차됐다.

주차장 주변에는 입구에 들어가지 못한 차량과, 도착 승객을 기다리며 회차하는 차량으로 일대 정체가 빚어졌다. 그 과정에서 주차 요원과 차주 간 고성도 여러 차례 오갔다.

제주공항 측은 혼란을 막기 위해 주차장 진입을 제한했는데, 대기할 공간도 확보하지 못한 차주들로서는 불만이 클 수 밖에 없었다.

무료 개방에 따른 주차 대란은 이미 예견됐다. 이에 정부는 각 항공사에 협조를 요청해 발권 승객들에게 연휴기간 공항 주차장 혼잡을 알리는 문자를 발송했다. 또 한국공항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잔여 주차면수 확인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무료 개방 지침이 연휴에 임박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이용객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14일 제주공항 주차장을 찾은 양모(68)씨는 “친척을 마중 왔는데 주차 공간이 없어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며 “안 그래도 길이 새로 뚫려 헷갈리는 공항 주변을 몇 바퀴나 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료 개방으로 덕을 본 건 연휴 초반에 이도한 도민 귀성객뿐이 아니냐”며 “정작 차를 가져올 수 밖에 없는 마중객, 배웅객들은 이번 조치로 인해 더 큰 불편만 겪었다”고 성토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14~18일) 제주 입도객은 당초 예상보다 많은 18만219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출도객과 마중객, 배웅객까지 포함하면 40만명 이상이 제주공항을 이용한 것으로 추산된다.

제주공항은 연휴기간 일용직 근로자 15명을 추가해 매일 43명을 주차 요원으로 배치했지만, 회전율이 떨어지는 구조적 한계 속에 차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았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무료 개방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는데 예상보다 대란이 없었다”면서도 “예년보다 만차가 빨리 되고 회전율이 떨어진 것은 맞다. 연휴기간 주차 무료화에 대해 효과와 부작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시행여부 등을 관계기관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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