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즘은 관절만 문제? '이 증상' 무시 땐 폐도 굳는다 [건강한 가족]

2024. 10. 1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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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머티즘 관절염 바로 알기

류머티즘 관절염 바로 알기

면역 이상으로 인한 자가면역 질환
초기엔 손발 대칭적으로 붓고 통증
미치료 땐 관절 변형, 장애 남을수도

류머티즘 관절염(RA)은 전신 관절에 만성적 염증을 일으키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연아 교수는 “주로 손발의 작은 관절 여러 개가 대칭적으로 붓고 아픈 증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고 뚜렷한 증상 변화도 없다. 자고 일어난 직후 손가락 마디마디가 뻣뻣한 정도다. 한두 시간 정도 지나면 별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어 가볍게 넘기기 쉽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증상 발생 후 2년 이내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 변형으로 영구적 장애가 남을 수 있다. 세계관절염의 날을 계기로 류머티즘 관절염 건강 상식을 짚어봤다.


무릎이 아프지 않으면 관절염이 아니다


X 관절염은 크게 노화로 인해 생기는 퇴행성 골관절염과 전신 염증성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구분한다. 같은 관절염이지만 두 질환은 발병 연령, 호발 부위, 통증 양상이 다르다. 나이가 들수록 무릎 사용량이 늘면서 고령층에서 흔한 퇴행성 골관절염과 달리 류머티즘 관절염은 사회경제적으로 활동이 활발한 3040대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다. 통증 부위 역시 퇴행성 골관절염은 무릎관절이 주로 문제지만, 류머티즘 관절염은 주먹을 쥐었을 때 튀어나오는 손가락 관절(중수지 관절) 등 작은 관절부터 시작해 손목·팔꿈치 등 큰 관절까지 아프다. 통증 양상도 다르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기상 직후 관절이 뻣뻣하고 쑤시는 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으로 길다. 노원을지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허진욱 교수는 “증상이 심해지면 오전 내내 혹은 오후까지 뻣뻣한 강직감이 지속된다”고 말했다. 퇴행성 골관절염은 조조강직이 있어도 비교적 30분 이내로 짧다. 다만 임상적으로 체감하는 증상이 비슷해 혈액검사, 관절 초음파, 뼈 스캔 등을 통해 두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눈이나 폐·심장에도 손상을 준다


O 관절 외 증상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인한 만성적 염증은 관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일차적으로는 관절 질환이지만 면역 체계 이상으로인한 전신성 자가면역 질환이기도 하다.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찬범 교수는 “우리 몸의 주요 장기 어디에나 염증을 일으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염증이 피부·혈관·신경·폐·눈 등 여러 장기로 침범해 심뇌혈관이 손상되고 폐가 굳고 눈물이 말라 안구가 건조해지는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이런 관절 외 증상은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약 40%에서 나타난다. 일부는 관절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관절 외상부터 나타나기도 한다. 허진욱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진단받으면 관절뿐 아니라 장기적 합병증 관리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관절 뻣뻣함이 사라지면 큰 문제없다


X 류머티즘 관절염은 질병 진행 양상이 작은 불씨를 진압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산불과 비슷하다.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지속하면서 관절 손상을 초래한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골든타임은 늦어도 증상 발현 후 2년 이내다. 시간이 지날수록 만성적 염증이 주변 연골과 뼈로 빠르게 번지면 손가락 관절이 구조적으로 뒤틀리는 관절 변형이 나타난다. 이연아 교수는 “치료가 늦으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의 60~70%에서 비가역적인 관절 손상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돼 점차 손가락을 구부려 캔을 따거나 방문을 돌리고 손톱깎이로 손톱을 깎는 섬세한 손 활동이 어려워진다. 무릎이나 고관절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잘 걷지 못할 수도 있다.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송정수 교수는 “손가락 관절이 붓고 열감이 느껴지고 아프면서 팔꿈치·어깨·무릎·발목·발가락 등 여러 관절이 동시에 아프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절 손상이 나타나지 않은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관절 변형을 막을 수 있다.

처음부터 임상적 관해 도달률이 높은 치료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O 사실이다. 파괴적인 염증으로부터 통증을 최소화하고 관절 기능을 보존하려면 생물학적 제제, JAK 억제제 등 다양한 기전의 약으로 질병 활성도를 낮춰 염증과 관련된 증상이 없는 관해(Remission) 상태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머티즘 관절염 초기부터 관해 도달률이 높은 약으로 강력하게 치료를 하면 예후가 좋다. 손가락 관절이 아침에 일어난 직후 가장 많이 아프고 만졌을 때 부기·열감이 느껴지면 류머티즘 관절염을 강력하게 의심해야 한다. 송정수 교수는 “증상 발생 후 빠르게 강력한 약물치료가 이뤄져야 관해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절 변형 등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라면 관해 도달이 질병 활성도가 높아지면서 관해 도달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통증·피로감 등도 심해진다. 이때는 질병 활성도를 낮추는 것으로 목표로 치료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의 염증 반응으로 병적 골절이 잘 생긴다


O 그래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골다공증 고위험군이다. 염증성 질환인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다양한 염증 관련 물질이 분비되는데,이런 물질이 뼈의 생성을 억제한다. 관절 주변의 골밀도를 감소시켜 결국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바로 이차성 골다공증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에서 염증이 심해지면 골대사가 불균형해져 골다공증이 나타나고 그로 인한 병적 골절도 자주 생기게 된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골다공증 발생 빈도가 2배 정도 높고, 골절 위험도 연령에 상관없이 평균 1.5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최찬범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이 있으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커져 일반인보다 더 젊은 나이에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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