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은 단체사진 한컷 뿐…"보여주기 말자" 尹 15사단 택한 이유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지난 17일 강원도 화천 격오지 부대인 육군 제15사단을 찾았다. 15사단은 철원군 최전방 GOP(전방 감시초소)와 GP(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를 지키는 철책 사단이다.
윤 대통령은 연휴 전 참모들에게 “보여주기식 부대 방문이 아닌, 추석 때 몸을 쓰며 고생하는 장병을 찾아 격려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는데, 이에 따라 찾게 된 곳이 15사단이다. 15사단 의무대대(승리의원)는 지난 5월부터 의료기관으로 등록해 육군 최초로 군인 가족과 지역 주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 경기도 연천 제5사단을 방문했던 윤 대통령이 격오지에 근무하는 장병 가족의 의료 관련 고충을 듣고 지시해 추진된 일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의 15사단 방문은 또 다른 이유로도 관심을 끌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인 김남준 상병(RM)이 근무하는 부대라서다. 김 상병은 15사단 군악대 소속이다. 김 상병은 지난 12일 국가보훈부 ‘제복근무자 감사캠페인’에 보훈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
하지만 전날 대통령실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15사단 방문 사진에서 김 상병은 윤 대통령이 수백 명의 장병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 한 컷에만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부대를 찾아 여러 장병과 악수를 하거나 함께 셀카를 찍고, 간담회를 했는데 김 상병의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대통령실이 언론에 제공한 사후 서면브리핑도 마찬가지였다. 김 상병과 관련한 내용은 브리핑 끝부분에 “사열대에는 지난 12일 국가보훈부 보훈기금으로 1억 원을 기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김남준 상병(RM)도 함께했습니다. 김 상병은 지난해 12월 현역으로 입대해 15사단 군악대에서 복무 중”이라는 두 문장이 전부였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선 “군 장병을 격려하러 간 행사에서 BTS를 홍보에 이용했다는 오해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8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추석 연휴 기간 장병을 격려하러 갔다는 그 본질에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가 문재인 전 대통령 해외 순방에 BTS를 동행시키는 등 논란이 일었던 점도 고려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엔 관악경찰서와 강서소방서를 방문해 경찰관과 소방대원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무조건적인 충성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정당한 보상을 통해 여러분을 뒷바라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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