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빗나갔지만 근사한 결말, 모두를 감동시킨 김창완밴드

염동교 2026. 2. 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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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마무리를 장식한 김창완밴드를 잊을 수 없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산울림의 전설과 작금의 김창완밴드의 현현(顯現)이 어우러진 역사적 퍼포먼스였다.

김창완을 배우로 알던 젊은이들에겐 "이렇게 대단한 가수였어?"라는 감탄이, 오랜 산울림 마니아들에겐 한국 록 역사상 독보적 존재의 음악을 드넓은 공간에서 듣는 꿈 같은 순간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온 자녀가 꽤 많았는데 산울림과 김창완밴드를 향한 전세대적 지지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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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밴드 전국투어 <하루> 서울 콘서트에 다녀오다

[염동교 기자]

 전국투어 < 하루 > 서울 공연
ⓒ 염동교
2023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마무리를 장식한 김창완밴드를 잊을 수 없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산울림의 전설과 작금의 김창완밴드의 현현(顯現)이 어우러진 역사적 퍼포먼스였다. 김창완을 배우로 알던 젊은이들에겐 "이렇게 대단한 가수였어?"라는 감탄이, 오랜 산울림 마니아들에겐 한국 록 역사상 독보적 존재의 음악을 드넓은 공간에서 듣는 꿈 같은 순간이었다.

그날의 감동을 머금은 지 약 2년, 페스티벌과는 상반된 형태의 단독 공연에서 김창완밴드를 만났다.

지난 7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올해의 첫 공연이자 네 번째 전국투어 <하루>의 문이 열렸다. 한파를 뚫고 이곳을 찾은 이들은 2시간 내내 가요계 거장에게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부모님을 모시고 온 자녀가 꽤 많았는데 산울림과 김창완밴드를 향한 전세대적 지지를 엿볼 수 있었다.

국악과 앰비언트 뮤직이 혼합된 듯한 환각적인 음향에 이어 펜타포트를 들끓게 했던 전율의 도입부가 들려왔다. 가요사 명반으로 칭송받는 <산울림 제2집>(1978)에 실린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인트로만 3분에 달하는 이 독보적 개성의 명작은 셀프 리메이크 등을 통해 김창완의 경력을 관통해왔다.

김창완밴드는 현재진행형
 전국투어 < 하루 > 서울 공연
ⓒ 염동교
'펜타포트처럼 록적인 구성으로 쭉 갈까?'라는 짐작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올해 40주년 맞은 1986년 <산울림 제11집> 수록곡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와 아이유의 리메이크로 재조명된 '너의 의미',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무대 영상에 걸어 동심을 자극한 '어머니와 고등어'까지 부드러운 포크 록이 이어졌다.

2026년 1월 27일 세상에 나온 신곡 'Seventy'는 핑크 플로이드를 상기하는 아트 록 풍에 "인생의 덧없음"이란 주제 측면에서 산우림 '청춘'의 "어른 버전"처럼 느껴졌다. 'Seventy'와 함께 발매된 '사랑해'는 전통가요를 연상케 하는 록 음향에 명료한 후렴구로 관객 떼창을 이끌었다. 김창완 솔로 명의로 2026 2월 26일에 열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 후보에 오른 '하루'는 바이올린의 고전적 면모와 카주(진동판을 증폭시켜 독특한 소리를 내는 소형 관악기)의 변칙성이 공존했다. 과거에 안주하지 않는 김창완의 음악 여정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물론 김창완밴드의 주인공은 김창완만이 아니었다. 코지 파웰처럼 파워풀한 드러밍을 펼쳐보인 강윤기, 곡조에 방점일 찍는 기타 솔로의 염민열, 모자를 눌러쓴 채 특유의 담담한 제스처로 오래도록 밴드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베이스기타리스트 최원식, 사이키델리아와 펑크(Funk)에 고루 조력한 이상훈은 베테랑 연주자들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압도적 오프닝부터 종착역까지

압도적인 오프닝 '내 마음의 주단에 깔고'에 이은 히트곡 메들리의 2부를 지나 흥겨운 로큰롤 쇼에 이르렀다. 기발한 노랫말과 역동적 곡조가 조화된 '기타로 오토바이 타자', 후반부 천둥 같은 샤우팅이 정신이 번뜩 차려진 '개구쟁이'에 이어 종착역 '나 어떡해'에 도착했다.

'나 어떡해'는 김창완이 서울대 그룹사운드 샌드페블즈에 제공해 1977년 제1회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곡으로 산울림 2집에 재편되기도 했다.

김창완과 청중은 "나 어떡해"라는 노랫말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같은 활자에 각기 다른 감정이 허공에 퍼져나갔다. 연애 사업에 힘겨워하는 청춘의 고함과 화살처럼 흘러간 세월을 향한 고령의 탄식이 대강당 천장 위에서 메아리쳤다. 김창완의 기타 솔로와 아스라이 퍼져나가는 오르간, 관중과의 상호작용까지 실로 근사한 결말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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