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시 흔드는 레버리지 ETF, 미봉책으론 불안 해소 못 한다

2026. 7. 1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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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당국 책임자 4명(F4)이 어제 긴급 회동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예탁금도 현금만 인정하는 내용의 보완대책을 내놨다. 거래 최소 단위는 1주에서 20주로 상향되고, 투자교육 시간은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어난다. 해당 상품의 신규 상장도 잠정 중단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신속한 보완책 마련”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투자자 진입 문턱을 높이겠다는 것인데, 이 정도 보완책으로는 지금의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대책 등을 논의할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팔아 매일 레버리지 비율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리밸런싱 주문이 장 마감 직전 집중된다. 급락장에서는 기계적인 매도 물량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고, 이는 관련 지수 연동 ETF와 파생상품 등의 추가 매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한마디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한국 시장에서 특히 위험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른바 ‘삼전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50%에 달해 시장 전체 흐름을 좌우한다. 반면 미국 시총 1위인 엔비디아가 미국 S&P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안팎이다. 시장 상황이 전혀 다른데도 충분한 충격 분석 없이 “해외에도 있다”는 논리만 앞세워 상품 출시를 허용한 것은 정책 당국의 명백한 실책이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 종목으로 자금 쏠림을 부추기는 동시에 다른 종목의 매도 압력을 키워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를 사지 않은 투자자까지 막대한 피해를 보는 구조다.

해외 전문가들이 한국 증시를 ‘오징어게임’에 비유한 것도 이런 시장 구조의 취약성 때문인데, 정부의 이번 대책은 본질적인 문제는 건드리지도 못한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 더 강력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 운용 규모 제한, 리밸런싱 방식 개선, 나아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의 순차적 퇴출까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즉흥적 정책의 실패를 또 다른 미봉책으로 덮으려 해서는 시장의 불안만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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