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농양 생길 수도… ‘이곳’에 난 여드름은 절대 짜면 안 돼

이슬비 기자 2024. 10.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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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에서 입술의 양 끝과 눈과 눈 사이 가운데를 잇는 삼각형 부위에 생긴 여드름은 짜면 안 된다.

여드름을 짠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면, 해면정맥동까지 세균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

데인저 트라이앵글 부위 혈관의 판막은 기능이 약해 간혹 심장 쪽으로 내려가야 할 혈액이 뇌 쪽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있는데, 뇌로 올라간 세균이 염증 반응을 유발하면서 뇌수막염이나 뇌농양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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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민선
얼굴에서 입술의 양 끝과 눈과 눈 사이 가운데를 잇는 삼각형 부위에 생긴 여드름은 짜면 안 된다. 자칫 잘못하다가 뇌로 세균이 침투할 수 있다.

이 삼각형 부위를 학계에선 '데인저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르는데, 이 부위에 있는 혈관은 다른 부위와 달리 뇌하수체 아래 있는 큰 정맥인 해면정맥동과 연결돼 있다. 여드름을 짠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면, 해면정맥동까지 세균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

데인저 트라이앵글 부위 혈관의 판막은 기능이 약해 간혹 심장 쪽으로 내려가야 할 혈액이 뇌 쪽으로 역류할 가능성이 있는데, 뇌로 올라간 세균이 염증 반응을 유발하면서 뇌수막염이나 뇌농양을 유발할 수 있다. 뇌수막염은 뇌를 둘러싼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고, 뇌농양은 뇌에 고름이 고이는 곳이다. 두 질환 모두 돌이킬 수 없는 신경 손상을 일으킨다. 간혹 세균은 혈전(피떡)을 형성하기도 하는데,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서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는 "데인저 트라이앵글에 난 것은 여드름뿐 아니라 다른 피부 병변이라도 함부로 짜면 안 된다"며 "균이 정맥을 타고 뇌 안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위험한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심한 여드름일수록, 강하게 짤수록 위험하다. 코나 인중에 종기나 여드름이 생기면 최대한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 병원에서도 해당 부위에 생긴 여드름을 비롯한 염증 질환은 압출하지 않고, 항생제 연고나 경구 항생제를 처방한다.

여드름을 만지는 것 자체도 문제가 된다. 낭종이나 고름 주머니가 피부 속에서 고름이 터지면서 주변으로 염증이 번지기도 한다.

해당 부위에 여드름이 생겼다면 아하(AHA), 바하(BHA), 파하(PHA) 등의 성분이 함유된 제품으로 먼저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중앙대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이들 성분이 함유된 제품은 피부를 약산성화해 잡균 번식을 막고, 오염된 균을 탈락시킨다"며 "피부가 정상으로 재생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후 여드름 패치를 붙여 피지를 녹인다.

한편, 비슷한 이유로 코털도 무턱대고 손으로 뽑지 않는 게 좋다. 상처가 생기면 그 부위로 세균이 침투하면서 마찬가지로 혈관을 타고 역류해 뇌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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