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 울린 야생 동물 구조 영상…사실 다 가짜였다?

임주형 2024. 10. 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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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조하는 동물 보호 단체들.

가짜 동물 구조 콘텐츠는 일부러 동물을 학대하는 등 위험에 빠트린 뒤 구조하는 영상으로, 이런 콘텐츠는 SNS에서 수백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이들이 6주간 조사한 결과, 가짜 동물 구조 영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엑스(X)를 중심으로 1022개나 공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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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가짜 구조 영상' 기승
일부러 동물 위험에 빠트리기도

위기에 처한 동물을 구조하는 동물 보호 단체들. 어쩌면 이들은 '가짜'일 수도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하고 있는 동물 구조 영상 중 상당수가 조회수, 기부금 등을 노린 연출된 콘텐츠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6일 아시아 동물단체 29곳이 연합한 '소셜미디아동물학대방지연합(SMACC)'은 일명 '가짜 동물 구조 콘텐츠'가 온라인상에서 급격히 퍼지고 있다며 경고했다.

땅속에 묻힌 동물이 구조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 [이미지출처=SNS 캡처]

가짜 동물 구조 콘텐츠는 일부러 동물을 학대하는 등 위험에 빠트린 뒤 구조하는 영상으로, 이런 콘텐츠는 SNS에서 수백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한다. 설상가상으로 가짜 동물 구조 콘텐츠를 게재한 이들은 광고 수익, 기부를 통한 재정적 이익까지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SMACC 조사 결과 가짜 구조 영상 게재자의 21%는 '동물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계좌 번호를 공유, 시청자의 기부를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6주간 조사한 결과, 가짜 동물 구조 영상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엑스(X)를 중심으로 1022개나 공유됐다. 주요 공유 플랫폼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며,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한 플랫폼은 틱톡이다.

가짜 동물 구조자들은 일부러 동물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동물 학대 우려도 있다. 심지어 서로 다른 종의 동물을 서로 맞붙여 '먹잇감과 포식자' 상황을 연출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영상 내 학대 동물들은 주로 쓰레기 더미나 쓰레기통, 길가에 유기된 상태였으며, 어떤 동물은 좁은 장소에 갇혀 있거나 물건에 끼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동물을 '구조'하는 내용은 전체 콘텐츠의 5분의 1에 달한다.

가장 많이 등장한 동물은 고양이로, 전체 영상의 42%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영장류, 개(강아지), 뱀, 거북이 순이었다. 긴꼬리원숭이나 그루터기꼬리원숭이 등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이용될 때도 있었다.

해당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애니멀스 아시아' 설립자 질 로빈슨은 "합법적인 동물 구조 계정을 모방하는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는 데다, 정교해지고 있다"며 "SNS가 이런 가짜 영상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제거하는 효과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현해, 모든 형태의 동물 학대에 대한 단호한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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