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후기

전 세계를 열광시킬 올 타임 슈퍼 어드벤처의 등장!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형제 '마리오'와 ‘루이지’는 배수관 고장으로 위기에 빠진 도시를 구하려다 미스터리한 초록색 파이프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파이프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차원 이동하게 된 형제.

형 '마리오'는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피치'가 통치하는 버섯왕국에 도착하지만 동생 '루이지'는 빌런 '쿠파'가 있는 다크랜드로 떨어지며 납치를 당하고 ‘마리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피치’와 ‘키노피오’의 도움을 받아 '쿠파'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슈퍼스타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그의 강력한 힘 앞에 이들은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냉정히 말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잘 만든 작품이 아니다. 일루미네이션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면밀히 바라보자면 스토리텔링과 정서를 만드는 데 있어서 디즈니·픽사의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며 그마저도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그나마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만드는 기획력, CG 기술력은 인정받을만한 편이어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원작의 닌텐도 게임의 캐릭터들을 생동감 있고 친근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좋은 외형을 지닌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제목인 '브라더스'가 지닌 형제애와 쿠퍼에 저항하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드라마틱 하게 풀어내면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작품이 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 작품의 개연성과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은 그에 미치지 못해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전해주며, '슈퍼 마리오' 게임이 지닌 정서에 기대는데 의존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실패작인 것일까? 전혀 아니다. 단점을 너무 노골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그만큼 이 작품은 단점을 완벽하게 커버할 엄청난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운 어드벤처 오락물로 현재 북미 흥행 기록을 충븐히 세울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다.
바로 전자에서 언급한대로 '슈퍼마리오 게임'이 지닌 정서, 즉 IP(지적재산권)의 요소를 충분히 잘 활용했다는 점이다. 특히 슈퍼 마리오 세계관의 여러 캐릭터와 닌텐도의 또 다른 대표작인 동킹콩을 작품에 등장시켰다는 것만으로도 게임팬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이미 전 세계인이 즐겁게 즐긴 게임이라는 점에서 '슈퍼마리오' 게임에 등장한 아기자기한 요소들을 스토리에 잘 녹아냈다. 수도관을 오가는 설정부터 벽돌을 깨면 등장하는 다양한 마법의 버섯과 이를 활용하는 아이템, 캐릭터의 변신 등 게임의 요소를 영화에 잘 녹아내며 여러 재미있는 흥미요소를 쉴 새없이 만들어 낸다. 이를 통해 그려지는 캐릭터 간의 대결과 모험적인 설정이 이 영화를 더욱 신나고 재미있는 어드벤처 영화로 완성했다.
2D 아케이드 게임을 시작으로 현재 닌텐도의 3D 게임으로 꾸준하게 등장하며 다양한 세대가 즐기고 있는 게임이기에 게임팬은 물론, 과거 게임을 즐겼던 관객들도 추억과 흥미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정서를 불러온 것이다. 혹여나 게임을 아직 즐기지 못한 어린 관객이라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구성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대목이다.

다소 엉뚱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흥행은 현재 상업적으로 침체를 맞이한 한국 영화계가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 담겨 있다. 근래 극장가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두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더 퍼스트 슬램덩크>,<스즈메의 문단속>)을 포함해 <존 윅 4>,<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공통점을 꼽자면 현재 큰 스크린 화면에서만 감상하며 체험의 재미를 전해주는 오락 영화라는 점이다. 두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농구의 역동감, 큰 스케일의 영상미를 선보이는 재미를, <존 윅 4>는 총기 액션의 생동감 넘치는 체험을 ,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오락을 하는듯한 간접 체험을 하게 한다.

안타깝게도 근래 한국 영화 관객들은 극장 티켓 가격 상승과 OTT의 대중화로 영화를 극장에서 즐기는 것에 신중해졌다. 이는 CG와 규모, 설정에서 밀리는 한국 영화에게는 치명타를 날리고 있다. 그나마 작년에 흥행에 성공한 <범죄도시2>,<한산:용의 출현>만 보더라도 전자에 언급한 흥행 영화들이 지닌 간접 체험의 요소를 잘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이제 극장용 영화, OTT 영화, 예술전용영화의 구분이 확실시 되고있는 시대가 왔기에 앞으로 영화는 이 플랫폼과 변화된 환경을 기반으로 치밀하게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경제적 상황, 새로운 관람 환경의 추세를 봤을 때 이제 그 시대가 우리 영화계에 찾아온 것이다.

비록 <슈퍼마리오 브라더스>가 완벽한 작품은 아니다 하더라도, 관객들에게는 앞에서 이야기한 단점들이 전혀 체감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은 관객이 그토록 원하던 간접 체험의 묘미를 잘 전해주고 있으며, 추억의 게임에 대한 행복한 기억을 새롭게 재해석해 즐거움으로 승화시켰기 때문이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를 포함한 근래의 외화들의 극장가 성공을 보면서 한국 영화계가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과 관객의 니즈를 잘 파악하며 새로운 변화를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현재 절찬리 상영중이다.
평점:★★★
- 감독
- 마이클 젤레닉
- 출연
- 크리스 프랫, 안야 테일러 조이, 잭 블랙, 세스 로건, 찰리 데이, 키건 마이클 키, 프레드 아미센, 세바스찬 매니스칼코, 찰스 마티넷, 케빈 마이클 리차드슨
- 평점
-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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