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 스크린을 장악했던 '원조 청춘스타', 배우 김교순이 오늘의 주인공이에요.
영화 ‘상록수’, ‘무진 흐린 뒤 안개’, 드라마 ‘매화’, '만추'까지.
서구적인 미모와 도도한 분위기로 인기를 얻으며 당대 최고 스타로 꼽혔죠.
그녀는 한때 잡지 표지를 장식하던 배우였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어요.
돌연 재일교포 남편과 결혼해 전성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그녀는 얼마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요.
그 후 다시 활동을 이어가다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25년 뒤, TV조선 ‘구조신호 시그널’을 통해 그녀의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김교순의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만들기 충분했어요.
짙은 눈썹에 새빨간 입술, 후줄근한 옷차림의 중년 여성은 예전의 김교순을 찾기 힘들었죠.
주민들은 그녀를 ‘펭귄 할머니’라 불렀습니다.

김교순은 “내 주변엔 신이 79명 있다”고 말하며 허공에 말을 걸었어요.
제작진이 찾아간 집엔 4톤이 넘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썩은 음식물과 바퀴벌레로 가득했죠.
하루 여섯 끼를 먹으며,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저장강박 증세까지 있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는 조현병을 진단했습니다.
환청과 망상이 심했지만, 김교순은 “나는 신의 자식”이라며 치료를 거부했어요.
가족과의 연락은 닿지 않았고, 대신 작품을 함께 한 배우 김형자와 정운용이 그녀 곁을 지켰습니다.

몇 달 뒤 방송 후속 편에서 근황이 전해졌습니다.
김교순은 결국 병원에 입원했고, 화장을 지운 얼굴은 차분했어요.

“이제는 스스로 치료받겠다”고 말한 그녀의 눈은 반달처럼 휘어지게 웃고 있었죠.
그녀에게 점차 생기가 돌아온 거예요.

빛나던 화면 속 배우에서, 펭귄 할머니가 된 김교순.
그녀의 이야기는 많은 이에게 외로움이라는 고통을 각인시켰습니다.
김교순이 다시 과거의 화려한 배우가 되어 돌아오긴 힘들겠지만,
그녀가 평안한 나날들을 보내길 바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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