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수천명, 우크라와 교전 러 남부에 집결…곧 전장 투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부 측근 중 한 명인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러시아에 간 북한군 부대의 총책임자 자격으로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북한군 수천명이 러시아 본토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집결했다고 전했다.
교도는 26일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복이 지난 24일 시점에 러시아에 체류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이 입수한 러시아군 작성 북한군 파견부대 간부 명단 최상단에 김 부총참모장 이름이 있었다. 김영복의 정확한 입국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영복은 ‘푹풍군단’이라는 별칭을 가진 특수부대 제11군단 사령관을 역임했다. 김정은이 지난 3월 서부지구 중요 작전훈련 기지를 방문했을 때 수행원 명단에 포함되면서 부총참모장 지위에 오른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지난달 30일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된 김정은의 평안북도 홍수 피해 지역의 복구 건설사업 현지 지도와 지난 6일 오진우 포병종합군관학교 제75기 졸업생들의 포실탄사격훈련 현지 지도에도 동행했다.
교도는 김정은이 자신의 군부 측근에게 러시아 파견 부대의 수장 역할을 맡긴 것은 러시아의 대 우크라이나 침공에 관여하려는 태세를 분명히 함으로써 북한-러시아 간 군사협력을 가속화하려는 의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지원을 위한 파병을 결정했으며 전체 파병 규모는 연말까지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23일 국회에 보고했다.
북한과 러시아도 이틀 뒤 북한군 파병을 사실상 시인했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파병과 관련해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국영방송 로시야1의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북·러 조약의) 상호 군사지원 조항을 적용할지 여부와 그 방식, 그리고 훈련이나 경험 공유와 같은 활동에만 참여할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주권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3일 “우리는 북한이 10월 초에서 중반 사이 최소 3000명의 군인을 러시아 동부로 이동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만약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데 배치된다면 그들은 정당한 사냥감, 정당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25일(현지시간) 북한군이 러시아 본토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집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의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 1명과 미 당국자 2명을 인용, 북한군 수천명이 지난 23일 쿠르스크에 도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러시아 남서부 지역 쿠르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6일 진입,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접경지역이다. 이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아직 전투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며 어떤 역할을 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들 북한 병력은 정예부대의 일부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 공군기 일류신 Il-62M을 타고 러시아 서부 군 비행장으로 이동, 전투지역으로 가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전했다. 또 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28일까지 5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볼로디미르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이 오는 27~28일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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