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쓰레기’ 대책은 빠졌다
‘글로벌 휴양 도시 제주’ 계획 발표
관광객 증가 따른 쓰레기 고민 없어
이미 쓰레기 전국 평균 두 배 웃돌아
윤석열 대통령이 제주도를 세계적인 관광 휴양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탄소 없는 에너지 도시를 선도하고 의료와 교육이 뒷받침하는 살기 좋은 제주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아쉬운 대목은 지금도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제주도가 늘어나는 관광객에 따른 쓰레기와 환경 오염에 관한 대책이 빠졌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서 29번째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제주도를 ▲세계인의 관광 휴양 도시 ▲탄소 없는 에너지 선도 도시 ▲의료와 교육이 뒷받침하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세계적인 관광 휴양도시를 위해 제주항 재개발과 제주신항 건설 계획을 내놓았다. 정부는 초대형 크루즈 선박 전용 부두(4석)를 계획 중이다. 제주항 시설과 기능을 재편하는 내용의 항만기본계획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관광형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학계와 기관, 지자체 정책공동체를 구성해 UAM 상용화에 나선다. 내년에 제주도를 시범 운용 구역으로 지정해 관광 활성화는 물론 UAM 초기시장 선점을 노린다.
탄소 없는 에너지 선도 도시를 위해 전기차 폐배터리 순환이용 기반을 구축한다. 초저온 동결파쇄기법을 적용한 유가금속 회수 기술을 개발해 전동 농기구, 가로등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사용한다.
그린수소 생산으로 수소차 생태계 구축도 지원한다.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기 어려운 지리적 특성의 제주도를 위해 바이오 가스 활용 그린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시설을 갖춘다.
이 밖에도 살기 좋은 제주를 위해 제주권에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거나 청정 제주 실현을 위한 공공하수도 기반 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건설과 교육발전특구를 통한 제주형 인재 양성 등 ‘글로벌 제주’를 위한 초석을 놓겠다는 각오다.
윤 대통령은 “제주도는 찬란한 역사와 문화, 아름다운 생태 자산을 자랑하는 ‘특별한 섬’이라며 앞으로 제주만의 고유한 특성에 집중한다면 지금보다 한 단계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늘어나는 관광객, 감당 못 하는 쓰레기
이번 발표에서 아쉬운 대목은 계획대로 제주도가 글로벌 휴양도시로 성장했을 경우 야기되는 문제점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늘어날 생활 쓰레기에 대한 대응이 전혀 없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2020년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보면 제주도는 1인당 생활계 폐기물 발생량이 하루 1.89㎏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자체다.
가장 적은 광주광역시(0.92㎏)보다 두 배 이상 많다. 1인당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 역시 전국 평균 0.89㎏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1.64㎏에 달한다.
제주도는 도내 쓰레기(폐기물) 발생이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 관광객 증가를 꼽는다. 제주도는 제주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40%는 주민등록인구에 포함되지 않은 관광객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관광객이 늘면서 환경 오염이 심각해지고, 이에 따른 환경 정화 비용을 제주도가 스스로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2022년 기준 제주도민 1인당 환경세출예산액은 104만7788원으로, 전국 평균(53만3130원)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이번 ‘글로벌 휴양도시 제주’ 계획에는 쓰레기 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주도 생활 쓰레기 문제는 이번에 담지 않았지만, 저희가 계속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아시다시피 (생활 쓰레기 관련) 시설 확충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적하신 내용은 우리도 공감하고, 지속적으로 같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여건이 되면 (생활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서) 별도로 한 번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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