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말 그대로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요즘이다. 사람들은 이제 사치품에 지갑을 잘 열지 않고 집 안 깊숙이 보관해 뒀던 오래된 휴대폰을 중고로 팔아 자금을 마련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점점 비싸지는 휴대폰을 제 값에 구매하기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한 값에 중고 제품을 사는 경우도 흔해졌다. 하지만 중고폰을 잘못 사거나 판매하면 오히려 손해보기 십상. 휴대폰 중고 거래에 대한 모든 것, Q&A로 보기 쉽게 알아보자.
Q. 휴대폰 초기화해도 복구 가능?
휴대폰을 중고거래 할 때는 ‘초기화’가 기본이다. 사용하던 휴대폰에 내 정보를 남겨놓지 않기 위해서는 휴대폰을 공장 출고 당시 상태로 되돌리는 ‘공장 초기화’를 꼭 해야 한다. 사적인 사진과 연락처, 메시지가 삭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가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휴대폰 설정에서 초기화가 간단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 되었는지 불안해 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데이터 복구가 가능하다, 최소 5번 초기화 해야 한다는 썰이 돌기도 한다. 포렌식으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사실상 어렵다.
최신 휴대폰은 보안 암호화가 강화돼 데이터 복구가 이전보다 더욱 어려워졌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안드로이드 7.0부터 FBE(파일 기반 암호화)를 새롭게 도입했고, 2019년 이후 안드로이드 10 이상부터는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FBE는 여러 가지 파일을 개별적으로 여러 키를 사용해 암호화하고, 이 상태 그대로 디스크에 저장하기 때문에 공장 초기화를 하면 암호화키가 통째로 날아가게 된다. 한 번 초기화하면 복구가 거의 불가능한 셈이다.
공장 초기화까지 마쳤는데도 불안하다면 초기화를 3번 정도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초기화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서로 덮어져 복구가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갤럭시A 시리즈나 샤오미 등 마이크로 SD 카드가 들어가는 폰을 사용 중이었다면 판매하기 전에 분리하는 것도 잊지 말자. 휴대폰 초기화 설정이 SD 카드는 별도인 경우가 있고 보통 SD 카드에는 사진이나 영상을 담아두기 때문에 사적인 데이터가 타인에게 그대로 넘어갈 수 있으니 주의하자.
Q. 어디서 팔아야 가격을 잘 받을까?
휴대폰 중고 거래를 할 때는 판매 시기와 방식도 잘 따져야 한다. 언제, 어디서 파느냐에 따라 가격 시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새로 나온 아이폰 15로 갈아타기 위해 아이폰14 프로 맥스를 판매한다고 가정해보자. 먼저 대표적인 중고폰 판매 서비스인 민팃에서는 최대 113만 원에 판매할 수 있다. 민팃은 고해상도 스캐너로 흠집이나 유격 등을 판단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
애플의 자체 중고폰 판매 서비스인 애플 트레이드 인은 시세가 어떨까. 트레이드 인 기준 아이폰 14 프로 맥스의 중고 매입 가격은 최대 106만 원이다. 민팃 대비 최대 가격이 7만 원 정도 적지만, 트레이드 인의 최대 강점은 제품의 상태를 애플 스페셜리스트가 판단한다는 점이다. 애플 커뮤니티 반응을 보면 트레이드 인이 민팃보다 가격을 더 쳐준다는 후기가 많다. 여유가 된다면 민팃과 트레이드 인에서 모두 시세를 확인한 후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확실한 중고거래를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도 필요하다. 보통 중고거래를 많이 하는 번개장터나 당근마켓, 애플 커뮤니티에서는 시세가 자주 변동되는 편이다. 최근 거래 완료된 매물을 보며 대략적인 시세를 파악해보자.
삼성전자도 애플과 유사한 트레이드 인 서비스가 있다. 삼성닷컴과 갤럭시 캠퍼스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기존 갤럭시 단말기를 반납하면 중고매입시세에서 추가 보상 혜택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갤럭시S23 FE 구매 고객에게만 한정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Q. 중고폰을 구매·판매할 때 체크해야 하는 것은?
사용하던 휴대폰을 중고로 팔거나 구입할 때 필수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구매자는 사려는 휴대폰의 상태가 가격과 맞는 수준인지 확인해야 한다. 또, 직접 여러 기능을 구동시켜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해야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내가 가진 휴대폰의 상태를 체크하고 비슷한 수준의 휴대폰이 어느 정도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적정 가격에 거래를 할 수 있다.
우선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휴대폰의 외관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디스플레이 번인 현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테두리 부분이나 후면부 도장이 까인 곳은 없는지 등이다. 휴대폰의 변색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밝은 색상의 휴대폰의 경우 누렇게 변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구매하려는 휴대폰의 색상을 제대로 인지한 후 중고 매물과 비교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외관 체크를 마쳤다면 기기를 직접 테스트해봐야 한다. 다만 갤럭시와 아이폰의 자가 체크 방법은 다르기 때문에 방법을 미리 숙지해야 한다. 만약에 거래 대상 휴대폰이 갤럭시 시리즈라면 ‘삼성 멤버스’ 앱을 통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삼성 멤버스 앱을 실행 후 ‘도움받기’ 탭을 누르면 배터리, 네트워크, 센서, 터치 등 각 기능 별로 각각 정상 작동 여부를 테스트할 수 있다. 물론 모든 항목을 한 번에 검사할 수도 있다.
아이폰은 ‘Q-Check’라는 앱을 통해 휴대폰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앱스토어에서 Q-Check 앱을 다운로드 받고 실행한 후, ‘시작’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고장 진단을 시작한다. Q-Check도 삼성멤버스 앱과 마찬가지로 스피커나 마이크 성능, 센서, 진동 등 여러 항목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다.
카메라 멍 테스트 (출처 : 하이폰)
카메라의 ‘멍’ 현상도 체크 포인드다. 카메라 멍 현상이랑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을 때 사진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스마트폰 카메라를 실행 후 다양한 배율로 촬영을 해봐야 한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은 광각, 표준, 망원 등 다양한 화각 별로 렌즈를 따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후면 카메라 뿐만 아니라 전면 카메라에서도 멍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니 전면 카메라도 배율 별로 멍 현상을 체크해봐야 한다.
Q. 내가 구매한 폰이 도난품?
중고폰을 거래할 때 꼭 확인해야 할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도난 여부다. 우선 중고폰을 구입했다면 IMEI 조회를 해보자. IMEI란 단말기 고유 식별 번호로, 스마트폰에 부여된 15자리의 고유 번호를 말한다.
갤럭시와 아이폰 모두 전화 앱에서 *#06#을 누르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방법으로 설정-휴대전화 정보에서 IMEI를 확인할 수 있다. 스크롤을 내려 목록 하단에서 IMEI 항목을 찾으면 확인이 가능하다.
IMEI를 확인했다면 이동전화 단말기 자급제 사이트에 접속해 분실/도난 조회를 선택한 후 IMEI를 입력하면 해당 스마트폰의 도난 여부와 해지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IMEI 조회에서 선택약정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뜬다면 정상해지가 되지 않은 스마트폰이다. 정상해지가 되지 않은 스마트폰의 경우 확정기변이나 선택약정 가입, 휴대폰 보험 가입 등이 불가능하다.
Q. 설정 화면만 봐도 구매 여부 판단 가능?
출처 :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아이폰의 경우 설정 화면에서 중고폰 구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아이폰을 중고로 구입할 생각이라면 설정 화면에서 기기 정보를 파악한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자.
우선 아이폰은 모델명으로 신제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설정-일반-정보 탭 순으로 들어가 모델명을 확인해보자. 만약 모델명이 M으로 시작한다면 ‘새 제품’인 아이폰이다. 리퍼폰이나 교체폰이 아니라는 의미다. 만약 모델명이 F로 시작한다면 리퍼폰, N으로 시작하면 부품 교체폰이다. 이 경우엔 거래할 때 주의가 더 필요하다.
애플케어 보증 범위와 남은 기간도 확인할 수 있다. 설정-일반-정보 내 ‘적용 범위’로 들어가 해당 기기를 누르면 남은 보증 기간과 범위를 살펴볼 수 있다. 일련번호를 애플 홈페이지 내 ‘기기 보증 확인하기’ 페이지에서 해당 일련번호를 입력해도 아이폰의 남은 보증 기간과 범위 확인이 가능하다.
애플은 사설 업체에서 수리 받은 이력이 있는 아이폰의 경우 리퍼 등 공식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구매하려는 아이폰이 사설 수리 이력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만약 부품 교체를 한 아이폰이라면 설정-일반-정보 탭에서 일련번호 밑에 ‘부품 및 서비스 기록’이 나온다.
여기서 애플의 공식 서비스를 받은 제품이라면 ‘Apple 정품 부품’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사설 업체에서 받은 경우 ‘알 수 없는 부품’이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 밖에도 사설 업체에서 수리를 받은 아이폰은 설정에서 배터리 성능을 확인할 수 없으며, 트루톤 기능도 작동하지 않는다.
기획, 편집 / 다나와 최정표 wjdvvy@cowave.kr
글 / 백유진 news@cowave.kr
(c) 비교하며 잘 사는, 다나와 www.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