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씨부인’ 뗀 채서안, ‘멋진 신세계’ 악녀여야 했던 이유 [RE스타]

날고 기는 ‘빌런 맛집’에서 뜻밖의 발견이다. ‘멋진 신세계’ 속 배우 채서안이 통통 튀는 악녀 연기로 눈도장을 찍는 데 제대로 성공했다.
채서안이 출연 중인 SBS 금토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희대의 조선 악녀가 300년 후 현대의 무명 배우 신서리(임지연)로 눈뜬 뒤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를 만나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스 코미디물이다.
극중 채서안은 모창그룹 3세 모태희 역을 맡아 극의 중반부에 등장했다. 두 주인공 신서리와 차세계의 로맨스를 뒤흔드는 ‘메기’로 전형적인 로맨스 구도의 악녀 포지션처럼 비춰졌으나 조금 달랐단 평가를 받고 있다. ‘멋진 신세계’의 호평 포인트로 꼽히는 ‘클리셰 뒤틀기’와 이를 채서안이 맛깔나게 살려내면서다.
각자의 세계에서 악명 높은 남녀들이 만났다는 설정이니, ‘멋진 신세계’ 속 여성 캐릭터는 로맨스에서도 물러서는 법이 없다. 채서안이 연기한 모태희도 주인공 신서리 못지않게 거침없고 저돌적이다. 차세계가 물려받을 차일그룹 회장 차달수(윤주상)에게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정략 결혼할 예비 며느리 눈도장을 찍는가 하면, 자신을 거절하는 차세계에게 끊임없이 대시했다.


지난 2021년 드라마 ‘경찰수업’을 통해 본명 변서윤으로 본격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채서안은 데뷔 3년 만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청년 장영란 역, 일명 ‘학씨부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가부장적인 남편의 폭력을 감내하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으나, 애순(아이유)의 영향을 받아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내가는 인물을 자연스레 그려 응원받았다.
출연 분량에 비해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멋진 신세계’의 한태섭 감독 또한 ‘폭싹 속았수다’ 속 채서안의 목소리에서 사연을 깊이 있게 전달하는 힘을 엿봤고, 잔나비 뮤직비디오 ‘사랑의 이름으로!’ 속 채서안의 내레이션을 통해 이를 확신했단 전언이다.
채서안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한 감독은 일간스포츠에 “단단한 눈빛이 태희가 가진 우아함과 집요함을 표현하기에 적합했고, 깊이 있는 보이스톤에는 단아하고 청초한 외모와 대비되는 매력이 공존한다고 느꼈다”며 “허남준과의 얼굴 합을 보는 재미도 고려했다. 아직 경력과 경험을 쌓고 있는 배우지만 신선함과 성장 가능성을 보고 강현주 작가의 동의하에 캐스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두 자리 수 시청률 흥행 연타석으로 기세도 좋다. 채서안은 최종 13.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로 종영한 직전작 MBC ‘21세기 대군부인’에선 한다영 역을 맡아 밉상이지만 사랑스러운 시누이 캐릭터를 소화했다. ‘학씨부인’의 수더분함 대신 화려함을 두르고 공교롭게 아이유와 재회를 이뤄, 보는 재미를 더했다.
직후 돌아온 ‘멋진 신세계’를 통해선 최고 10.4%를 맛보고 있다. 2연속 재벌 악녀 포지션이 기시감을 주는 듯 했으나, 풍요 속 뒤틀린 결핍이란 모태희의 속성을 정확히 표현 해내며 또 한번 변주에 성공했다. 채서안의 다음 변신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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