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면 보복할 것” 이스라엘, 이란에 경고… 전운 고조

김진욱 2024. 9. 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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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이스라엘이 이란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스랄라는 이란 '악의 축'의 중심이자 핵심 엔진이었다. 이스라엘과 미국, 프랑스 국민을 살인한 자에게 보복했다. 이스라엘 북부 주민을 완전히 귀환시키고 역내 힘의 균형을 바꾸는 등 목표를 달성하려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공습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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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한 친팔레스타인 시위자가 ‘전범 네타냐후’라고 적힌 인형을 들고 있다. AFP 연합뉴스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이스라엘이 이란에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29일 미국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뒤 이스라엘군(IDF) 본부를 방문,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해 “누구든 우리를 때리면 우리도 그들을 공격할 것이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의 긴 팔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아야톨라 정권은 이것이 얼마나 진실인지(IDF 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적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이스라엘 주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고 인질들을 되찾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그들을 잠시라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요아브 갈란트 장관이 수뇌부 회의를 열어 레바논 접경지인 자국 영토 북부전선 공세와 관련해 준비태세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나스랄라가 사망했지만 잔존 헤즈볼라 세력을 향해 군사적 압박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IDF는 F-15 전투기 편대를 띄워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 다히예를 공습한 뒤 “이날 공격으로 나스랄라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도 나스랄라의 사망 사실을 인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나스랄라는 이란 ‘악의 축’의 중심이자 핵심 엔진이었다. 이스라엘과 미국, 프랑스 국민을 살인한 자에게 보복했다. 이스라엘 북부 주민을 완전히 귀환시키고 역내 힘의 균형을 바꾸는 등 목표를 달성하려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것이 필수요건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공습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는 “나스랄라가 살아 있었다면 헤즈볼라의 역량이 빠르게 회복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나스랄라 제거로 중동의 전운이 최고조에 이르자 인근 서방국들은 확전을 막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탈리아 정부는 28일 낸 성명을 통해 “분쟁 당사자들이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요구했다. 프랑스도 “레바논 공습을 즉각 중단하라.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 행동을 규탄한다”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추가적 불안정과 지역 충돌로 이어질 행동을 자제하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도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통화한 뒤 “우리는 유혈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즉각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 적으며 중동 사태에 극심한 우려를 표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또한 현지 ARD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 레바논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안보 이익에도 절대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의 최우방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나스랄라 사살에 대해 이스라엘의 방어권 행사 차원이라며 두둔했다. 그는 28일 성명을 통해 “나스랄라와 그가 이끈 테러단체 헤즈볼라는 지난 40여년간의 공포통치 기간 수백명의 미국인을 살해했다. 그의 죽음은 레바논 민간인 수천명을 포함한 수많은 희생자에 대한 정의를 위한 것이다. 미국은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단체에 대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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