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회복력’ 손흥민, 부상 후 19일 만에 헤딩 훈련까지
이쯤되면 ‘기적’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 것 같다. 안면 부위에 골절상을 입고 수술대에 오른 손흥민이 믿기 힘든 회복력을 선보이며 월드컵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에 희망의 빛을 드리웠다.
손흥민은 21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 필드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훈련에 참여했다. 하루 전 훈련 없이 푹 쉰 탓인지 선수들의 표정은 이전에 비해 한층 밝고 가벼웠다. 재활 중인 손흥민 뿐만 아니라 나란히 햄스트링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지난 19일 훈련에 불참한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윤종규(서울)도 정상적으로 참여해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훈련에서 인상적인 장면이 공개됐다. 지난 2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안면 부위를 다쳐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던 손흥민이 단체훈련에서 헤딩을 시도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손흥민은 트레이너가 살짝살짝 건네주는 볼을 머리로 받아내며 통증 여부를 체크했다. 실전 훈련이라 부를 만한 강도는 아니었지만, 헤딩을 시도한 것 자체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상황이다.
안와골절은 눈 주위를 감싸는 뼈에 충격이 가해지며 금이 가거나 뼛조각 일부가 떨어져나가는 부상을 일컫는다. 수술을 할 땐 해당 뼈를 복구하기 위해 부상 부위에 얇은 금속판을 대고 의료용 나사못을 박는다. 의료진은 통상적으로 수술 후 3~4주 가량 일절 운동을 하지 말고 안정을 취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손흥민의 선택은 달랐다. 부상 후 이틀 만인 지난 4일에 수술대에 올랐고, 이후 8일이 지난 지난 14일에 소속팀이 제작한 마스크를 쓰고 팀 훈련에 참여했다. 이틀 뒤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에도 매일 거르지 않고 훈련을 소화했다. 검정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손흥민에게 ‘캡틴 조로’라는 별명이 붙었다.
기적은 계속됐다. 손흥민은 부상 후 19일, 수술 후 17일 만에 가벼운 헤딩 훈련을 소화하며 상식을 뛰어넘는 회복 능력을 보여줬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과 9월과 올해 초 두 차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장기 결장이 우려됐지만, 마법처럼 신속하게 회복하며 그라운드에 복귀한 이력이 있다.
기적이라 부를 만한 손흥민의 회복은 오는 24일 본선 첫 경기(우루과이전)를 앞둔 축구대표팀에 더할 수 없는 호재다. 반면 우루과이를 비롯한 상대팀들에게는 근심의 근원이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클래스를 입증한 손흥민은 카타르월드컵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도하(카타르)=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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