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장’된 ‘소통의 상징’… 출근길 문답 잠정 ‘셧다운’

이상헌,정현수 2022. 11. 22.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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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이 61회 만에 중단됐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21일 "(출근길 문답이) 오히려 국민과의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면서 "근본적인 검토를 통해 국민과 더 나은 소통을 하기 위해 부득이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월 11일 첫 출근길 문답을 시작한 이후 지난 18일까지 모두 61차례에 걸쳐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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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속어 논란’ 때부터 MBC와 갈등
여야도 중단 책임 놓고 정면 충돌
대통령실 “근본 검토” 폐지는 부인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 문답’이 61회 만에 중단됐다. 지난 18일 벌어졌던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과 MBC 기자 간의 설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21일 “(출근길 문답이) 오히려 국민과의 소통을 저해하는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면서 “근본적인 검토를 통해 국민과 더 나은 소통을 하기 위해 부득이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부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누구보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면서 “도어스테핑을 정착시키고 전통으로 만들려 한 것은 스스로 질문받고 견제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대통령 의지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그러나 (특정 기자가) 고성을 지르는 등 불미스러운 일로 (출근길 문답)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출근길 문답 폐지는 아니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서면 그때 재개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자초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출근길 문답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는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통령실 비서관과 MBC 기자가 설전을 벌이는 상황까지 빚어지자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 5월 11일 첫 출근길 문답을 시작한 이후 지난 18일까지 모두 61차례에 걸쳐 용산 대통령실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출근길 문답을 통해 출입기자들과 대화를 나눈 총 시간은 3시간 23분으로 집계됐다. 평균 3분20초 정도의 질의응답을 주고받은 셈이다. 동남아시아 순방 성과를 주로 소개했던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이 10분26초로 가장 길었다.

대통령실과 MBC는 계속적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월 21일 미국 뉴욕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 직후 발생한 ‘비속어 논란’은 정면충돌의 시작점이었다. 이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당시 MBC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에서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와 관련해 “(MBC는) 우리 국가 안보의 핵심축인 동맹 관계를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C 기자가 집무실로 들어가는 윤 대통령의 등 뒤를 향해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실은 이 공세적인 질문을 사실상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여야는 출근길 문답 중단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자리가 훌리건 난동으로 변질되고 말았다”며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은 MBC에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출근길 문답 장소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을 거론하면서 “대통령 덩치는 남산만 한데, 좁쌀 대통령이라는 조롱이 많다”고 주장했다.

한국기자협회는 “대통령실은 하루빨리 MBC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 가하고 있는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언론탄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출근길 문답 중단에 대해 “때늦은 감은 있지만 참 잘한 결정”이라며 “대통령의 말씀은 태산같이 무거워야 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상헌 정현수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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