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락 공포 속 자사주 매입 '배수진' 치는 바이오

곽민재 2026. 7. 3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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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버블 이후 코스닥 최대 낙폭
오너·경영진 자사주 매입 행렬
효과 제한적…본질 가치 관건

코스닥 지수가 1년 3개월 만에 600선으로 추락하며 증시 전반에 대폭락 공포가 드리운 가운데, 개별 악재로 이미 주가가 미끄러진 바이오 기업 경영진이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며 방어선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증시 냉각 기류가 몰아닥치기 시작한 이달 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30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950160)은 지난 27일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이 함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이 주식예탁증서(KDR) 1만3158주(약 2억원)를 매입했고,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와 김정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각각 5013만원, 114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세 사람의 매입액은 총 2억6150만원이다. 무릎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3상이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주가가 급락한 직후 이뤄진 조치다. 전 대표가 기자간담회에서 약효 부족이 아닌 위약 반응 탓이라고 해명한 만큼, 오너와 경영진이 직접 자금을 투입해 해명의 신뢰를 뒷받침한 모양새다.

펩트론(199800)과 알지노믹스(476830)는 각각 계약 불확실성과 장기 하락세에 대응해 창업주가 직접 매수 버튼을 눌렀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일라이릴리와의 공동연구 관련 우려로 주가가 흔들리자 지난 14일 자사주 1만주(약 10억5950만원)를 사들여 지분율을 7.19%로 늘렸다. 이성욱 알지노믹스 대표 역시 지난 10일 1000주(약 3200만원)를 매입하며 시장의 신뢰를 호소했다. 툴젠(087010)의 유종상 대표는 유상증자 후 주가 급락에 따른 주주 반발에 응해 지난 8일 취임 후 처음으로 자사주 250주(약 900만원)를 사들였다.

문제는 개별 기업의 주가 방어 노력이 무색할 만큼 코스닥 시장 전반의 거래 기반과 수급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은 지난 4월 고점(1226선)을 찍으며 기대감을 키웠으나, 불과 석 달 만에 지수가 반토막 나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대 연간 낙폭을 기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장중에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이틀 연속 동시 발동되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개별 악재에 맞서 쳐둔 경영진의 배수진이 지수 폭락이라는 더 큰 악재와 부딪히면서, 매입 효과를 둘러싼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지수 전체가 무너지는 대폭락장에서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이 일시적 진통제에 그치거나, 계약 지연 등 단순 불확실성 해소에만 제한적 효과를 낼 수 있다"며 "특히 임상 실패처럼 사업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된 기업의 경우, 증시 대폭락 공포까지 겹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만으로 돌아선 투자심리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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