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경호가 종합병원 의사 생활과 강남 학원 1타 강사 생활을 접고 짠 내 나는 생계형 노무사로 돌아왔다. MBC 새 금토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에서 정경호는 유령을 보는 노무사가 돼 유쾌하게 노동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신만의 색깔을 차곡차곡 쌓으며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정경호. 알고 보면 반전 매력이 넘쳐 나는 정경호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봤다.
하루 10끼 먹던 씨름부 소년

정경호는 지금의 날렵한 인상과는 다르게, 중학교 시절엔 씨름부에서 활동하며 하루 10끼를 먹던 소년이었다. 그가 예능에서 공개한 바에 따르면 고추장 불고기를 8끼째 먹고 있는 모습을 본 아버지가 식탁을 엎어버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정경호가 씨름부에 들어간 계기도 흥미롭다. 방과 후 활동으로 씨름부와 핸드볼부 중 하나를 골랐어야 했는데, 입학 초 신발과 가방을 빼앗긴 경험 이후 ‘더는 뺏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씨름부를 택했다. 거기에 더해 핸드볼부보단 먹기만 하면 되는 씨름부가 편해 보였다고. 이후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기숙사 생활을 하며 살이 빠지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졸업 무렵엔 지금의 이목구비가 드러났다. 특히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젖살까지 빠져 꽃미남 이미지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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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계 금수저 집안 출신?

정경호의 아버지는 KBS 드라마계를 대표하는 정을영 PD다. <목욕탕집 남자들>(1995) <엄마가 뿔났다>(2008) 등 국민 드라마가 모두 정을영 PD의 작품이다. 이런 이유로 정경호가 ‘방송계 금수저’라는 오해도 있었지만, 정경호는 오히려 아버지의 후광을 거의 받지 못했다. 실제로 KBS 작품 출연은 데뷔 초 단 두 편뿐이며, 아버지 정 PD는 “아직 깜냥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자신의 드라마에 아들의 출연을 막아왔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연출한 <목욕탕집 남자들>에 출연한 김희선을 보기 위해 드라마 촬영장에 갔다가 집에서도 듣지 못했던 욕설을 들은 이후 아버지의 촬영 현장은 절대 가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에 지금도 연기를 인정 받아 아버지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하나의 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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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만 연기한 레알 정스타


‘정스타’라는 별명은 친구들이 스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붙여준 애칭이었지만, 정경호는 정말 스타가 됐다. 별명 때문인지 그는 작품 속에서 '톱스타 역할'도 자주 맡았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에서는 순정파 톱가수로,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2005)에서는 꽃미남 아이돌로, 영화 <롤러코스터>(2013)에선 작품 하나로 일약 한류스타로 등극한 마준규로 변신했다.


드라마 <미씽나인>(2017)에서는 과거 잘나가던 밴드의 리더를,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2019)에서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스타 작곡가 하립을 연기했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2019)에선 재벌녀 윤세리(손예진)와 사귀는 대한민국 최고의 톱스타 차상우로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정스타’로서의 존재감은 여러 작품에서 입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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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못 한다고 욕먹던 데뷔 초


정경호에게도 ‘흑역사’는 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촬영 초반엔 바스트샷조차 받지 못했다. 이유를 묻자, 감독님이 “네가 연기를 너무 못해서”라고 한 대답에 큰 충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밤새워 연기 연습에 매달려 후반부에는 바스트샷을 얻어냈다고 한다. 당시 그의 연기는 비연기자 출신 배우들보다 못하다는 혹평도 있었다. 결국 서브 주연으로 기대됐지만 존재감은 약했고, 비중도 줄어들어 기대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드라마 <끝없는 사랑>(2014) 등에서 답 없는 각본을 연기력으로 커버하며 그간의 평가를 뒤집었다. 점차 연기에 힘이 붙으면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고, 20년이 지난 지금 그는 변신과 성장을 거듭하는 대표 연기자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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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수영♥과 13년째 열애 중

정경호는 2012년 교회 모임에서 만난 소녀시대 수영과 13년째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공개 연애를 선언한 이후 단 한 번의 구설 없이 연예계 대표 장수 커플로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의 반려견 ‘호영이’는 정경호의 드라마 <일타 스캔들>(2023)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호영'이란 이름 역시 정경호의 ‘호’와 수영의 ‘영’을 합쳐 지은 것이라고 해 애틋함을 더했다.


정경호는 과거 식중독으로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먹지 못해 데이트 초기 3년 동안 수영을 삼계탕과 통닭집만 데려갔다며 미안했다고 한다. 후에 그는 수영을 위해 식습관을 바꿨다고 한다. 이제는 소고기도 돼지고기도 잘 먹는 사람이 되었다고.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