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전교 1등이라지만, 매일 '두 시간 반' 잔다? 건강엔 어떨지 보니…

이해나 기자 2024. 9.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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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에 하루에 2시간 30분만 자면서 내신 성적 올 1등급을 유지하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출연했다./사진=채널A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캡처
지난 22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에 내신 성적이 올 1등급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출연했다. 이 학생은 하루에 평균 2시간 30분만 자면서 우수한 내신 성적을 받고 있었다. 무려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고, 내신이 모두 1등급에 빛나는 '내신의 왕'이었다. 이 학생은 시험 기간이 아니어도 새벽 3~4시까지 공부하며 밤을 지새웠다. 때문에 병원을 자주 들락날락하며 입원까지 했다. 학생의 아버지는 "공부하다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간 적도 있다"며 "병원 가는 게 한두 번도 아니다"라고 속상해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에 영어 강사 조정식(42)은 "잠을 줄이면 'SKY'를 가긴 간다. 근데 대학이 아니라 '저세상'"이라면서 "인간의 기본 욕구는 생존인데, 생존을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수학 강사 정승제(47)는 "나도 며칠 잠 못 잘 때가 있는데, 잠을 못 자면 수학 문제가 안 풀린다"고 덧붙였다. 진행자인 전현무(46) 역시 "외고 재학 당시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했지만 뭘 했는지 모르고, 결국 재수했다"며 "재수할 때 수면 시간을 두 배로 늘려 수업에 집중했고 결국 재수에 성공했다"고 했다.

수면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청소년기 적정 수면 시간은 8~10시간이다. 적어도 8시간은 자야 적당하다고 판단한다. 그런데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된 청소년건강행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중학생의 52%, 고등학생의 90% 정도가 평균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이었다. 이뿐 아니라 고등학생의 16%는 5~6시간, 10%는 5시간 미만 수면을 취한다고 응답했다. 서울 지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된 연구를 보면 학생들의 3분의 2가 매일 또는 자주 잠이 더 필요함을 느끼고 있고 3분의 1 학생들은 낮의 졸림으로 인해 생활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의 35% 학생만이 잠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11%에서는 잠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학생들과 수면시간 자체는 비슷한데도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잔다고 응답했다. 즉 적게 자는데도 잠을 더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잠을 충분히 잘수록 낮에 공부한 내용이 뇌의 기억 장소에 잘 저장된다. 또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돼 성장 발달에 이롭다. 게다가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이 핀란드의 5년 추적 관찰 연구로 확인됐다. 여자아이의 수면 시간이 6시간 미만으로 너무 적거나 10시간 이상으로 너무 많으면 위험한 행동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는 신체활동보다 수면이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잠이 부족하면 신체의 항상성이 무너져 다양한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면역력을 떨어뜨려 각종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지고, 고혈압, 치매 등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특히 성장기인 청소년의 경우 키 성장을 방해한다. 이에 더해 국내외 연구는 청소년기 수면 부족이 비만, 식습관, 행복지수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잘 때 숙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려면 커피와 가당 음료를 멀리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청소년의 카페인 하루 권고량은 150mg으로, 카페인 음료 2캔만 마셔도 초과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중고생이 가당 음료를 즐겨 마시면 수면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힌 국내 연구 결과가 있다. 피곤할 때는 카페인 음료 대신 물을 마시거나 스트레칭하는 것이 도움 된다. 이 밖에도 자기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등 건강한 수면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학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때 디지털기기를 사용하기보다는 명상, 운동, 취미 생활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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