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고성능 플래드 브레이크 성능 논란..확실한 제동력 문제
자동차의 출력이 제동력을 이길 수 없는 게 상식이다. 자동차를 비롯, 모빌리티의 예기치 못한 폭주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았느냐 아니냐로 과실을 판단한다. 제아무리 강력한 엔진이라도 브레이크를 이길 수는 없어서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서 배터리 무게로 인해 차체 중량이 기존 동일한 크기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무거워졌다. 기존 설계로는 제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제조사들은 이러한 제동력을 보완하기 위해 회생제동을 통한 제동성능 향상을 꾀한다.
일반적인 승용차라면 회생제동을 통해 브레이크 패드의 내구성을 높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커짐에 따라 고성능 모델 출시도 이어지고 있는데 그중 테슬라의 고성능 차량의 제동 성능이 논란이다.
테슬라는 2022년식 모델 Y 퍼포먼스부터 후륜 캘리퍼 공급사를 기존 이탈리아 브렘보에서 한국 만도로 제조사를 변경했다. 테슬라 측은 "성능에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을 했다.
이후 미국 정비 업체에서 검증한 결과 테슬라 주장과 다르게 "기존 모델 Y 롱레인지 사양과 동일한 크기의 브레이크가 장착되었다"는 것을 확인했다. 더구나 이를 감추기 위해 브레이크 캘리퍼의 커버를 장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모델 Y 퍼포먼스는 462마력으로 기존 롱 레인지의 384마력, 스탠다드 299마력 보다 높은 출력을 낸다. 고성능 차라고 일컫는 모델이라면 브레이크 크기도 일반 모델 대비 확실히 크고 고성능 제품을 장착해야 한다.
테슬라의 가장 고성능 라인업인 플래드의 경우 "포르쉐 타이칸을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압도했다"고 홍보를 하기도 했다. 문제는 롱 레인지와 동일한 4피스톤 캘리퍼에 380mm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한 것이다.
이는 제네시스 GV80에 탑재되는 브레이크와 유사한 스펙이다. 슈퍼 SUV라고 불리는 모델들이 최대 10피스톤 캘리퍼, 440mm 이상의 디스크를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국내 고성능 차 커뮤니티에서는 “플래드의 출력 대비 브레이크 성능은 심각한 수준이다. 인제스피디움 직선 주로에서 최고 속도로 달리던 모델 S 플래드가 단 한 번의 브레이킹에 베이퍼록이 발생해 위험한 상황이 생길수도 있었다"는 글을 볼 수 있다.
미국의 한 유튜버는 테스트트랙에서 모델S 플래드로 170마일(273km/h)로 달리다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옹벽에 충돌해 다수의 골절상을 입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프랑스에서는 모델S 플래드 오너가 제동에 실패해 나무를 들이받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작은 브레이크뿐만 아니라 끓는점이 낮은 브레이크액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테슬라 차량의 경우 패드 접촉면적이 상당히 작은 것은 둘째 치고 구식 승용차에서나 사용하던 DOT3 브레이크액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열을 감당해야 하는 브레이크액이 쉽게 끓어버리면서 일정한 유압을 형성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테슬라는 이를 개선한 트랙 팩을 선보였지만 2천만 원이 넘는 카본 세라믹 디스크의 높은 가격으로 선택률이 극히 저조하다. 여기에 여타 고성능 모델에 비해서도 부족한 제동성능으로 비판을 받았다.
잘 달리는 것에 성공했다면 이제는 잘 서는 것도 고민해 볼 차례이다. 혹자는 "이 차로 누가 그렇게 고속주행을 하겠냐"고 묻겠지만 1% 케이스라도 존재한다면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서킷을 달릴 경우라면 말이다. 순정 상태의 테슬라로는 서킷 주행을 포함한 고속주행은 무리가 올 수 있다.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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