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만하면 2억 받는다…中 휩쓴 '랍스터 키우기' 뭐길래

중국 전역에서 ‘랍스터 키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랍스터는 중국인들이 오픈소스 인공지능(AI) 에이전트인 ‘오픈클로(OpenClaw)’를 부르는 별칭이다. 영화 ‘범죄도시’에 등장하면서 유명해진 샤오룽샤(小龍蝦·민물 가재) 모양의 아이콘 때문에 오픈클로 설치와 이용을 ‘랍스터 키우기(養龍蝦·양룽샤)’라고 한다.
오스트리아 공학자 피터 스타인버거가 만들어 공개한 오픈클로는 질문과 답변만 가능했던 기존의 AI 챗봇의 한계를 넘어 이메일 답장, 여행 일정 관리, 항공편 예약과 프로그램 작성 등 다양한 작업을 맞춤형으로 처리할 수 있는 ‘AI 비서’로 불린다. 명령을 내리면 사람의 개입 없이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스마트폰 앱을 직접 가동해 일을 처리한다. 스타인버거는 지난해 11월 오픈클로를 공개하며 “실제로 일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목표”라고 했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오픈클로를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소프트웨어”라고 극찬했다. 오픈클로는 올해 2월 오픈AI에 인수됐다.
중국의 오픈클로 열풍은 중앙정부의 ‘인공지능 플러스 이니셔티브(AI+)’ 정책과 맞물리면서 지방정부와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9일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 하이테크(高新)구 정부는 최대 100만 위안(약 2억1400만 원)을 지원하는 오픈클로 보급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날 구정부는 AI+ 3개년 행동계획 회의를 마치고 ‘오픈클로 등 오픈소스 커뮤니티 프로젝트 및 1인 기업 커뮤니티 융합발전에 관한 약간의 조치’를 공개했다. ‘랍스터 12대 조치’로 불리는 조치에 따르면 오픈클로를 무료로 배포하거나 개발 키트를 제공하는 플랫폼에 최대 100만 위안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오픈클로를 활용해 피지컬 AI 휴머노이드를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면 최대 500만 위안(약 10억 7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현지 무석일보는 10일 “누구라도 오픈클로를 활용해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하면 돈을 주는 정책”이라며 “창업자에게 최장 3년간 무료로 사무실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남부 선전(深圳)시 구정부들도 동참했다. 지난 7일 선전시 룽강(龍崗)구 정부는 ‘랍스터 10대 조치’를 발표하고 오픈클로를 제조업과 행정 분야에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선전시 푸톈(福田)구는 오픈클로를 여론 분석 및 각종 인허가 행정에 활용하는 ‘정부 랍스터(政務龍蝦)’ 서비스를 공개했다.
오픈클로는 대화형 AI인 딥시크나챗GPT와 달리 설치 방법이 복잡해 중국에서는 유료 설치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는 원격 설치에 50~100위안(1만700원~2만1400원), 출장 설치 서비스는 300~800위안(6만4000원~17만 원)에 가격대가 형성돼있다.
그러자 빅테크 기업이 무료 보급 서비스에 나섰다. 텐센트는 지난 6일 선전시 본사에서 자체 클라우드에 오픈클로를 무료로 설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문 개발자, 학생, AI 동호인 등 20대부터 60대까지 10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중국의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에서도 오픈클로가 뜨거운 화두가 됐다. 리창(李强) 총리는 지난 5일 정부업무보고에서 “차세대 스마트 단말기와 AI 에이전트를 서둘러 보급하겠다”면서 “AI 오픈소스 커뮤니티 발전을 지원하고 오픈소스 생태계의 번영을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픈클로는 AI 에이전트와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모두 해당하기 때문에 지방 정부들이 앞장서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인 가오원(高文) 베이징대 정보과학기술학원 원장은 7일 “지금 모두가 조급한 마음으로 ‘랍스터’ 키울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오픈클로 열풍을 대변했다. 지난해 딥시크 열풍 이후 AI 경쟁에서 남보다 뒤처질까 우려하는 일반 중국인의 심리를 전했다.

지방 정부는 오픈클로를 활용한 소규모 창업도 권장하고 나섰다. 중국청년보는 10일 1면에 “랍스터 키우기 열풍으로 중소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오픈클로가 1인 기업 등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성도일보는 10일 1면 전면에 중국의 오픈클로 열풍을 보도하며 오픈클로에 기반한 클라우드 호스팅 AI ‘맥스클로(MaxClaw)’를 출시한 AI 상장기업 미니맥스가 9일 주가가 23.77% 상승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175억 홍콩달러(3조3000억 원)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오픈클로 열풍에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오픈클로가 사이버 공격 및 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 문제에 매우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일반 이용자에게도 권한 설정 등 보안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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