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닷속에 새겨진 완벽한 원
파란 소품으로 꾸민 전시장
해변을 뒤덮은 작은 은하수
사람이 만든 작품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전부 동물이 남긴 흔적이에요
그중에는 자기 몸보다
20배나 큰 작품을
만드는 동물도 있어요 ㅋㅋ
1. 일주일 동안
2m짜리 원을 만드는 복어

일본 아마미오시마 주변 바닷속에서는
지름 약 2m의
기하학적인 원이 발견돼요
수십 개의 골과 능선이
정확한 간격으로 퍼져 있어서
처음에는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바닷속 미스터리로 여겨졌어요
그런데 정체는 몸길이 약 10cm인
흰점박이복어 수컷이었어요~!

수컷은 배와 지느러미로
모래를 밀어내며
바깥쪽에 높고 낮은 능선을 만들어요
가운데에는 고운 모래를 모으고
조개껍데기 조각으로
주변을 장식하기도 해요
약 7일에서 9일 동안
쉬지 않고 움직여야 원 하나가 완성돼요
몸은 손바닥보다 작은데
작품은 사람 키보다 큰 거예요 ㄷㄷ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는
짝을 만나기 위해서예요ㅎㅎ
암컷이 원을 마음에 들어 하면
가운데의 고운 모래 위에 알을 낳아요
바깥쪽 능선은 물살을 약하게 하고
고운 모래가 중앙에 모이도록 도와줘요
예쁜 소개팅 장소이면서
알을 위한 둥지 역할까지 하는 셈이에요ㅎㅎ

수컷은 알이 부화할 때까지 지키지만
한번 사용한 원을
다음 번에 재활용하지는 않아요
사랑할 때마다
새 작품을 만드는 거죠 ㅋㅋ
사랑에 진심인 복어네요
2. 파란 소품으로
소개팅 장소를 꾸미는 새

호주에 사는 새틴바우어새 수컷은
나뭇가지를 세워 통로처럼 생긴
특별한 구조물을 만들어요
그리고 주변을 파란색 물건으로 꾸며요
너무 늠름해서 귀엽 ㅠㅠ
꽃과 열매, 깃털뿐 아니라
병뚜껑과 빨대
빨래집게 같은 쓰레기도 가져와요
파란색이면 모두 오케이~!

같은 파란색이라도
아무렇게나 던져놓는 건 아니에요
소품의 위치를 계속 바꾸고
색이 바랜 꽃은 새것으로 교체하며
전시장을 정성스럽게 관리해요
저는 파란 장식도 파란 장식인데
저 가운데 둥지 부분이
너무 정성이 보여서 ㅋㅋㅋㅋ
진짜 예술상 주고싶어져요

여기서 중요한 사실!
이 구조물은 새끼를 키우는 둥지가 아니에요
암컷에게 건축 솜씨와 춤을 보여주는
소개팅 장소인 바우어예요
암컷은 여러 수컷의 바우어를 방문하고
장식과 수컷의 춤을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상대를 선택해요

근데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일부 수컷은
이웃의 파란 장식을 훔치거나
경쟁자의 바우어를
망가뜨리기도 해요ㄷㄷ
낮에는 예술가였다가
밤에는 작품 훔치는 도둑이 되는 건가요 ㅋㅋ
3. 밥을 먹다가
해변에 은하수를 만드는 게

인도태평양의 열대 해변에는
손톱만 한 모래방울게가 살아요
밀물 때는 굴 안에서 기다리다가
물이 빠지면 젖은 모래 위로 나와요
그리고 작은 집게로 모래를 집어
입 주변의 기관으로 빠르게 걸러내요
모래 사이에 있는 조류와 미생물
유기물만 골라 먹는 거예요

먹을 것이 빠진 모래는
동그란 공처럼 뭉쳐 옆으로 밀어놔요
굴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움직이며 먹기 때문에
수많은 모래공이 사방으로 퍼져나가요~
위에서 보면 별들이 모인
작은 은하수처럼 보이기도 해요 ㅎㅎ
앞의 두 동물과 달리
암컷에게 보여주려고 만든
작품은 아니에요
먹이를 찾은 뒤 남은 모래를
동그랗게 뭉쳐놓은 흔적이에요

이렇게 처리된 모래가 구분되면
같은 곳을
다시 거르는 일도 줄일 수 있어요
밀물이 들어오면
모래공은 모두 무너지고
다음 썰물에는
또 새로운 무늬가 만들어져요
전시 시간이 몇 시간뿐인
세상에서 가장 짧은
자연 미술관인 셈이네요 ㅎㅎ
A 일주일 동안 원을 만든 복어
B 파란 전시장을 꾸민 바우어새
C 밥 먹다가 은하수를 만든 모래방울게
여러분은 누구에게
자연 예술가상을 주고 싶으세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