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산폐장 도시가 된 당진... 이제는 개발 패러다임 바꿔야 합니다"
[김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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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일 충남 당진시 오윤희 당진시의원 예비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오윤희 후보가 ‘승리 2026!’ 문구가 적힌선거 사무실 앞에서 시의원 당선을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
| ⓒ 김정아 |
15년 넘게 지역 시민단체 활동을 해온 오 후보는 그동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 무상교복 조례 제정 등 시민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어온 경험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대제철 대기오염 문제, 산업폐기물 매립장 문제, 송전탑 갈등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을 겪으면서 제도 정치의 벽 또한 절감했다고 말한다. 기자는 지난 10일, 오윤희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만나 출마 결심의 배경과 당진이 직면한 주요 현안, 그리고 진보정당 정치인으로서 구상하는 정책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당진시에서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시민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당진어울림여성회에서 15년 넘게 활동해 왔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여성들이 힘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무상교복 조례를 만들어낸 경험이 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시민이 연대하면 지역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시민 운동만으로는 바꾸기 어려운 현실의 벽도 느꼈습니다.
현대제철 대기오염 문제, 산업 폐기물 매립장 문제, 송전탑 갈등 같은 사안을 겪으면서 서명을 받고 조례 제정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변화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죠. 그래서 직접 정치의 영역에서 변화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 오윤희의 당선, 그리고 당진에서 최초로 진보정당 시의원이 탄생하는 순간을 통해 '어차피 안 바뀔 것'이라는 포기와 절망을 '야, 이게 진짜 바뀌네'라는 희망과 기대로 바꾸고 싶습니다."
- 당진 지역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 가운데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러 현안이 있지만, 당진시가 개발과 투자유치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는 흔히 기업 유치 실적이나 투자금액, 국가예산 확보 규모를 성과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주민들의 삶을 실제로 나아지게 하지 못한다면, 그 발전의 방향은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 당진은 산업도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과도 있었지만 동시에 큰 부담도 떠안게 되었습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장 문제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송전탑 갈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오랜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면, 이를 지역 발전이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역 공동체가 오랫동안 지켜 온 삶의 기반을 잃는 상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신평·송악·송산 지역구에 출마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민들이 자신이 살던 마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입니다. 기업의 이윤 때문에 농사를 짓던 땅에서 쫓겨나는 일이 없어야 하고, 노동자들은 출근했다가 다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급속하게 초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농촌 지역에서는 최소한 병원과 면사무소를 갈 수 있는 교통 체계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통학 문제 때문에 이사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지역의 문제들이 이론적 논의나 탁상공론만으로 해결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지역의 해답은 결국 주민들의 삶이 놓여 있는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가능한 한 많은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들려오는 주민들의 삶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모아, 당진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행정 감시를 넘어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 의회가 되기 위해 당진시의회는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요.
"현재 당진시의회는 정책 경쟁보다는 정치적 대립이 반복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특정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양당 중심의 정치 구조 속에서 정책 논의보다 정당 간 힘겨루기가 앞서기 쉬운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고 봅니다. 당진시의회가 7대 7의 양당 구도로 구성되어 있는 구조적 한계도 분명히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정책 경쟁보다는 정치적 대립과 힘겨루기가 반복되기 쉽습니다.
지방의회가 본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행정을 감시하는 기능을 넘어 시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는 정책 의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당진시의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정책 방향을 세우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도시의 발전 방향과 환경, 노동, 농촌 공동체의 미래까지 함께 고민하면서 단계적으로 실현해 가는 정책 정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 구조에서는 공천 경쟁과 단기적인 성과 중심의 정치가 반복되면서 장기적인 정책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도 있습니다.
저는 당진시의회가 시민의 삶을 중심에 두고 정책으로 경쟁하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이나 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 시민의 삶을 어떻게 더 나아지게 할 것인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해법을 만들어갈 때, 비로소 시민들이 신뢰하는 의회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보정당 후보로서 제시하고 싶은 정책 비전은?
"좋은 정책은 이미 많이 제시돼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수보다 정책이 누구의 삶을 우선에 두고 있는지, 그리고 그 정책을 공약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제도와 예산으로 실현하려는 정치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보정치는 시민의 삶을 지키는 정치라고 봅니다. 진보당은 '내 삶을 지켜주는 진보정치'라는 방향 아래 지역 공공서비스의 공영화와 공공자산 확대를 통해 노동자·농민·자영업자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을 정책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지난 두 달 동안 당진시 곳곳에서 거리 정책 인터뷰를 진행하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요. 현재 시정 정책에 대한 평가와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어려움, 그리고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듣고 있습니다.이러한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당진에 꼭 필요한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충남에서만 폐지된 여성농민 행복바우처를 반드시 부활시켜 여성농민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또한 공공배달앱을 확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자영업자들이 최소한의 영업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적 영역에서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와 함께 지역이 소유하고 지역으로 이익이 돌아가는 공공 재생에너지 체계를 확대하고,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공교통 시스템을 구축하며,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지원 조례를 마련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거창한 구호를 앞세우는 일이 아니라, 땀 흘려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이 제도와 정책을 통해 실제로 나아지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노동하는 사람들, 농사를 짓는 사람들, 장사를 이어가는 사람들의 삶이 정치 안에서 보호받고 존중받는 지역사회를 당진에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 기존 정치와 다른 '오윤희의 정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치는 사람 곁에 서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당진 장날마다 어르신들의 짐을 옮겨 드리는 봉사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웃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통해 정치가 먼 곳의 권력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호나 보여주기식 정치보다 주민 곁에 서 있는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권력을 바라보는 정치가 아니라 주민을 중심에 두는 정치, 주민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정치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정치가 권력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공적 역할이라는 점을 현장에서 보여주는 방향이 제가 생각하는 '오윤희의 정치'입니다."
- 당진 시민들에게 어떤 시의원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신평·송악·송산 주민들 곁에서 '우리 시의원'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치는 예산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어떤 사업을 유치했는지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방정치의 역할은 그것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정치는 주민의 삶 가까이에서 문제를 듣고 해결의 길을 찾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현재 당진의 정치 역시 시민들의 기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시의회 안에서 반복되는 갈등과 논란이 시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피로감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정치는 다시 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산을 가져왔다고 성과를 내세우는 정치인이 아니라 주민의 손과 발이 되어 움직이는 시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먼저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해결의 길을 찾는 것, 그 과정을 책임지는 것이 지역 정치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멀리 있는 권력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공적 책임이라고 봅니다. 주민들과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정치, 지역 공동체 안에서 신뢰를 쌓는 정치를 실천하고 싶습니다. 신평·송악·송산 주민들이 '우리 동네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진짜 식구 같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시민들을 계속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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