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카니발 2열 안전도 ‘보통’..美IIHS 강화된 충돌시험 풀썩

IIHS 충돌 시험 중인 기아 카니발

기아 MPV 카니발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이하 IIHS)의 뒷좌석 탑승객 안전도 평가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IIHS는 최근 미국에 판매 중인 혼다 오딧세이,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토요타 시에나 그리고 기아 카니발까지 총 4대의 미니밴 충돌 시험을 진행했다.

넉넉한 공간이 매력인 다인승 패밀리카지만 충돌 시험에 투입된 4종의 차량 가운데 최고 등급인 ‘우수(Good)’ 또는 두 번째 등급인 ‘양호(Acceptable)’를 받은 차량은 없었다.

IIHS 충돌 시험 중인 기아 카니발

IIHS의 충돌 시험은 40% 오버랩 테스트를 기반으로 한다. 1995년 도입된 이 시험은 알루미늄 구조물을 40mph(약 64km/h)의 속도로 충돌한다. 차량의 전면 전체가 아닌, 40% 면적만 충돌하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인 교통사고가 완전 정면충돌보다 일부분만 충돌하며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사고 상황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도입된 방식이다. 이런 시험이 보편화되며 자동차 제조사는 이를 통과하기 위해 다양한 안전기술을 탑재했다. 그 결과 정면충돌로 인한 사망 사고 확률은 50% 가까이 감소했다. 다만 1열 탑승객 보호 위주의 안전기술이 주를 이뤘다.

기아 카니발 뒷좌석 더미의 모습

평가 자체가 1열 탑승객의 언전도를 위주로 평가해서다. 이에 따라 현재 상당수의 자동차는 앞좌석보다 뒷좌석이 더 위험하다. IIH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이후 출시된 신차라면 앞좌석보다 뒷좌석 탑승자가 치명상을 입을 위험이 4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IIHS는 지난해부터 뒷좌석 탑승객에 대한 안전도 평가를 강화했다. IIHS의 조사 결과, 2007년 이후 출시된 신차라면 앞좌석보다 뒷좌석 탑승자가 치명상을 입을 위험이 46%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40% 오버랩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2열 더미의 머리, 목, 가슴, 복부, 허벅지에 심각한 부상 위험이 기록되서는 안된다. 또 ‘충돌 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아 카니발 뒷좌석 더미의 모습

머리가 에어백이 아닌 차량 실내 부위에 부딪치거나 앞좌석 등받이에 가까이 접근해도 좋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가슴 부위의 부상 위험 측정을 위해 더미의 몸통에 벨트의 압력을 측정하는 센서도 사용한다.

4종의 미니밴 모두 앞좌석 탑승객 안전도는 우수했지만, 뒷좌석 탑승객 안전도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 대상이 된 미니밴 4종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혼다 오딧세이의 경우, 뒷좌석 더미가 머리와 목에 상당한 힘을 받았으며, 충돌 시험 영상에 따르면 뒷좌석 안전벨트로 인해 더미의 머리가 앞좌석 등받이에 매우 가까워져 머리 부상 위험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토요타 시에나의 경우, 뒷좌석 안전벨트 프리텐셔너와 포스 리미터가 탑재됐으나 더미가 무릎 벨트 아래로 미끄러지고 어깨 벨트가 목 쪽으로 미끄러지며 이러한 장점은 무색해졌다. 기아 카니발과 크라이슬러 퍼시피카의 경우, 포스 리미터가 없어 더미의 가슴에 많은 힘이 가해졌다.


IIHS는 "뒷좌석 안전은 모든 차량에 중요하지만 가족을 위해 선택하는 미니밴과 같은 차종의 경우 특히 중요하다"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미니밴 2열에 최고의 안전 기술을 적용하는 조치를 더 빨리 취하지 않은 것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IIHS는 "패밀리카 용도로 어린이 탑승 빈도가 많은 2열의 안전띠 미착용 경고, 적절한 안전벨트 위치 확보, 2열 탑승객 안전을 확보한 에어백 적용 등 1열 운전석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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