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가이드가 알려주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모든 것 ② - 까미노(길)에 관하여

[리뷰타임스=안나 리뷰어]

7. 어떤 길을 걷게 되며 길의 난이도는 어떤가요?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은 프랑스에서 시작해 스페인 북부의 17개의 자치주 중에서 4개의 자치주인 나바라, 라 리오하, 카스티야 이 레온을 거쳐 갈리시아주에 도달하는 약 800키로의 여정이며, 길은 대부분 평지이지만 매일 하루 평균 25키로 정도를 걸어야 하기에 쉽지 않은 길입니다.

김영복님 작품 : 전형적인 가을의 까미노

많은 순례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구간이 첫날 생장에서 출발 해발 1,450미터의 피레네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까지 가는 코스인데, 산티아고 순례길 전 코스 중 가장 심한 급경사인데다 27키로의 장거리를 시차 문제와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감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걸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한국 순례자들은 산티아고 순례길 예행연습으로 주로 둘레길을 택하는데, 피레네산맥을 올라가는 길은 국내에서 산 좀 타셨다고 하신 분들은 시시하다 할 정도로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가지만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라 근육통으로 고생할 수 있으니 출발 직전에는 둘레길보다는 경사도 있는 산을 타면서 근육을 키워 준비하시는것이 좋습니다.

김영복님 작품 : 운무가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 피레네 산맥에서의 전경
김영복님 작품 : 피레네산맥에서의 아름다운 전경

이후 들판, 숲길, 도로 옆길, 아스팔트길 등을 걷게 되는데 비중으로 따지면 들판>>>숲길>아스팔트길 순입니다.

피레네산맥을 넘은 후 산길과 들판길을 번갈아 걷다 부르고스 이후로 해발 900미터 정도의 고산지대의 평원을 걷는 메세타구간이 이어집니다. 나무 한그루 없는 사막처럼 뜨겁고 지루한 곳이라 많은 순례자들은 대중교통을 타고 이곳을 점프하기도 합니다.

김영복님 작품 : 메세타에서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마을로 진입하는 길
김영복님 작품 : 순례자와 하늘 그리고 까미노만 존재하는 메세타

또 다른 지루한 길은 우리나라 시외곽 풍경과 닮은꼴인 대도시로 진입하는 아스팔트길이지만, 와인으로 유명한 라 리오하주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이후 갈리시아주로 진입하면 숲길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목적지인 산티아고까지 좀 더 다채로운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김영복님 작품 : 가을의 까미노
김영복님 작품 : 가을의 까미노
김영복님 작품 : 대도시로 향하는 길
김영복님 작품 : 전형적인 가을의 까미노
김영복님 작품 : 숲과 낙엽과 물의 조화가 아름다운 까미노
김영복님 작품 : 까미노의 가을 숲길
김영복님 작품 : 숲길을 걷는 순례자들
김영복님 작품 : 동틀녁의 아름다운 까미노
김영복님 작품 : 가을이 무르익은 까미노 숲길
김영복님 작품 : 가을이 무르익은 까미노 숲길
김영복님 작품 : 고원지대에서 운무와 함께 걷고 있는 순례자

8. 길은 어떻게 찾아가나요?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길은 오랜 전통으로 다져긴 길이기에 산티아고로 향하는 길 안내 표식이 잘 되어 있으며, 평생 순례길에 대해 연구한 샴페드로 사제가 고안한 노란 화살표와 산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인 가리비 모양으로 산티아고 데 꼼뽀스텔라로 향하는 방향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김영복님 작품 : 까미노 표식
김영복님 작품 : 까미노 표식
김영복님 작품 : 까미노표식을 뒤로하고 걷고 있는 순례자들
김영복님 작품 : 까미노표식을 뒤로하고 걷고 있는 순례자들
김영복님 작품 : 산티아고 순례길은 싸이클을 타고 산티아고로 향하는 순례자도 많다
김영복님 작품 : 시골마을 바닥에 그려진 노란 화살표를 찾아보세요
김영복님 작품 : 산티아고 100키로 남은 지점의 표식. 산티아고 순례길에선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표식이고 방향과 함께 산티아고까지의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주로 건물, 전신주, 나무 담벼락 등등에 노란 화살표를 그려 방향을 표시해 놓았으며, 건물에 노란 화살표를 그리기 힘든 대도시에서는 바닥에 조가비모양을 박아 놓아 순례자들의 길 안내를 하기도 하며 그외 순례자들의 재치가 담긴 다양한 표식을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순례자들을 위한 재치를 담은 벤치
이런 햇갈리는 표식도 있지만 모든 길은 산티아고로 통한다.
자갈이 많은 곳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표식

9. 산타이고 순례길을 걸었다는 인증은 어떻게 받나요?

인증서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순례자여권이라 불리는 '크레덴시알'을 구입해서 매일 '세요'라고 불리는 도장을 받아 순례길을 걸었다는 증빙을 합니다.

프랑스 루르드 성지에서 발급받은 크레덴시알. 일반적인 크레덴시알 모양과는 달라서 세요 찍는 내내 주목받았던 크레덴시알이다.

크레덴시알은 2~3유로로 구입가능하며 프랑스길을 걷는 순례자들은 주로 생장 순례자 사무실에서 구입을 하며 숙박하는 알베르게에서도 구입 가능합니다.

생장 순례자 사무소에서 크레덴시알을 구입하며 상담받는 순례자들

세요는 숙소와 바, 성당 등에서 받을 수 있으며 이전에는 세요를 하루에 하나만 찍었어도 인증이 되었으나 최근 규정이 바뀌어 하루 두개 이상의 세요가 찍혀야 인증이 됩니다.

산티아고에 도착해서는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실에서 인증서를 발급 받는데, 인증서는 100키로 이상 걸었을때 발급되는 일반 인증서와 걸은 거리가 표시되는 거리 인증서로 나뉘는데 일반 인증서는 무료, 거리가 찍힌 인증서는 3유로의 비용을 지불하고 발급받습니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크레덴시알 구입 후 기부금으로 구입한 순레길의 상징 조가비와 함께. 일정 내내 필자의 가방에 달려 순례자임을 알려주었다.

일반 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 100키이상의 거리는 반드시 사리아에서 시작해서 산티아고까지 가는 전 여정이 포함되어야 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점프하면서 사리아에서의 구간을 패스하면 인증서가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인증서를 받기 위해서 걷는 분이라면 사리아에서 산티아고 구간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크레덴시알에 빼곡히 찍힌 독특한 모양과 개성 넘치는 세요들

산티아고 순례자 사무실에서 인증서를 받기 위해 개인 순례객들은 번호표를 뽑아 대기해야 하지만, 단체 순례객들은 인솔자나 가이드가 단체로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줄서고 대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고 최근 제주올레길과 산티아고순례길이 협약을 맺어 제주올레길 완주한 순례자들에게 공동 완주 메달을 주는 제도가 생겼으니 제주 올레길 완주하신 분들은 완주증을 챙겨가시면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의 기쁨을 배로 누릴 수 있습니다.

총 거리 799km, 시작일과 종료일이 찍힌 거리 인증서
사리아구간 이후 쭉 100km이상 걸은 순례자들에게 공통으로 지급되는 일반 인증서
완주의 기쁨을 인증서와 함께

10. 짐이 무거울 경우 어떻게 하나요?

산티아고 순례길은 전통적으로 본인의 짐을 모두 지고 걸어야 하는것이 암묵적인 원칙이지만 무거운 짐을 지고 걷기 힘든 순례자들을 위해 짐 배달 서비스인 동키서비를 운영합니다.

외국인이나 한국 개인 순례객들은 짐을 전부 메고 다니는 편이지만, 단체패키지 손님들은 손쉽게 짐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들을 넉넉하게 챙겨와 전구간 짐을 운반하며 필요한 짐만 가볍게 꾸려 걷는편입니다.

단체 동키 서비스를 받기 위해 모아놓은 짐. 분실 우려가 있기 때문에 꼭 사진을 찍어야 한다.
단체동키 서비스를 받기 위해 모아놓은 짐. 하코트랜스란 업체를 이용했으며 정면에 보이는 봉투에 돈을 넣어 둔 후 왓츠앱이란 채팅 서비스를 이용해서 예약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알베르게에서 캐리어를 오르내리기 힘들어 캐리어를 가져 오신 여성분들은 매번 필자의 도움이나 다른 손님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개인 순례자가 동키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알베르게에 비치된 봉투에 이름과 목적지와 연락처를 적은 뒤 업체에서 제시하는 금액(5~7유로)를 동봉하며 가방에 매달아 알베르게 짐 놓는곳에 놓아두면 당일 숙박할 알베르게에서 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전 구간 짐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여 길을 걸으시려 계획하신다면 동키서비스를 이용할 가방으로는 캐리어보다 카고백을 추천드리는 이유가 대부분 엘리베이터가 없는 알베르게에서 캐리어를 윗층으로 운반하기 힘들기 때문이며, 배달서비스 이용할 짐의 무게는 15키로를 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배달서비스 이용할 짐을 꾸릴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soheeele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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