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불꽃축제, 마포대교에서 벌어진 숨바꼭질

이준호 2024. 10. 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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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7시 25분부터 서울 마포대교에서 원효대교 쪽으로 보이는 한강 위로 세계불꽃축제가 펼쳐졌다.

이 시각 전만 해도 마포에서 여의도로 가는 마포대교 5차선은 막히는 차선 없이 차들이 잘 지나갔다.

내가 있는 차선이 막혀야 불꽃축제를 볼 수 있다.

이전까지만 해도 1차선만 찼는데 이제는 2차선까지 차들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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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도로 위에서 펼쳐진 경찰과 시민의 '1차선 사수' 신경전

[이준호 기자]

5일 오후 7시 25분부터 서울 마포대교에서 원효대교 쪽으로 보이는 한강 위로 세계불꽃축제가 펼쳐졌다. 이 시각 전만 해도 마포에서 여의도로 가는 마포대교 5차선은 막히는 차선 없이 차들이 잘 지나갔다.

그러다 하늘 위로 불꽃이 터지기 시작하자 차들이 슬슬 1차선에 멈추기 시작했다. 잠시 후 2~5차선은 텅 비어 있는데 1차선만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게 되었다.
 5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 차와 오토바이가 슬슬 1차선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2~5차선은 텅 비었다.
ⓒ 이준호
 점점 많은 오토바이가 1차선으로 끼어들어 오고 있다.
ⓒ 이준호
처음엔 다리 끝에서 좌회전 하려는 차들이 많아 1차선만 막힌 건가 생각했다. 그러다 이내 나타난 경찰차를 보고 어떤 상황인지 알게 됐다.

"차 번호 0000, 1차선에 있지 말고 빨리 가세요."
"차 번호 0000, 빨리 2차선으로 빼세요."

경찰차 두세 대가 1차선으로 몰리는 차를 해산시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차 번호 △△△△, 아, 이분 아까 1차선에서 빠지더니 여기서 또 들어와 있네. 어서 차 빼세요."

경찰차가 차 번호 △△△△ 옆에 나란히 서서 다른 차선으로 차를 빼 빨리 지나가라고 대놓고 방송을 해도 차는 꿈쩍도 안 한다. 급기야 경찰이 그 차 앞으로 끼어든다.

다른 차가 끼어들면 '오히려 좋아'
 '1차선에서 빠지라'는 경찰의 지시에도 꿈쩍하지 않자 급기야 경찰차가 차 앞으로 끼어들어 차를 막아선 후 경찰이 내려 직접 운전자에게 차를 빼라고 지시했다.
ⓒ 이준호
경찰이 내려 그 차로 가 운전사에게 뭐라 말하는 동안 그 차 앞뒤로는 계속 차들이 끼어든다. 경찰의 지시에 1차선에서 2차선으로 빠진 차들도 슬금슬금 가다가 이내 다시 1차선으로 끼어든다.
평소 같으면 다른 차선은 차들이 잘 가는데 내 차선만 막히면 분통이 터지고, 내 앞에 다른 차가 끼어들면 화가 날 텐데, 여기는 정반대다. 내가 있는 차선이 막혀야 불꽃축제를 볼 수 있다. 다른 차가 내 앞에 끼어들면 감사하다. 그만큼 이 자리에서 불꽃축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차가 1차선에서 차를 빼라고 하는 동안에도 1차선으로 몰리는 차들
ⓒ 이준호
이날 오후 7시 25분 일본팀을 시작으로 미국팀을 거쳐 8시 5분경부터는 한국팀의 불꽃축제가 펼쳐졌다. 한국팀의 불꽃은 압도적이었다. 마포대교에서 봤을 때 일본팀과 미국팀의 불꽃은 좀 멀리서 보였는데 한국팀은 마포대교에서 봤을 때도 엄청난 크기의 불꽃이 여기저기서 터져 사람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그런 장관을 차들이 그냥 지나갈 리 없다. 이전까지만 해도 1차선만 찼는데 이제는 2차선까지 차들이 서 있다.

불꽃 터지면, 경찰 속도 터지고
 마포대교 옆에서도 화려한 불꽃이 터지자 도로 위 차들이 점점 더 멈춰섰다.
ⓒ 이준호
 불꽃이 장관을 이룰 때마다 마포대교는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 이준호
 마포대교 위 화려한 불꽃을 보러 멈춰선 차들
ⓒ 이준호
2차선까지 차들이 멈춰 서있자 경찰도 어쩔 수 없어 보인다.
 2차선까지 차들이 서있자 경찰도 어쩔 수 없어 보인다.
ⓒ 이준호
도로 위를 분주히 오가며 차가 서지 못하도록 애쓴 경찰의 노력에도 결국 마포대교 1~2차선은 잠시나마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불꽃이 터지는 순간 보고 싶은 마음은 다들 똑같은가 보다.
 오토바이에 탄 사람이 불꽃을 찍고 있다.
ⓒ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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