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공식사과 권고"에 울먹인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들
[김보성 kimbsv1@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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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영화숙·재생원 사건' 관련 진실규명과 권고안을 발표하자 피해생존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 ⓒ 김보성 |
60여 년 전을 떠올린 부산 '영화숙·재생원' 피해생존자인 장예찬씨의 말이 연신 떨렸다. 7살, 엄마를 찾으러 나왔다가 부랑자 수용시설에 끌려갔던 장씨는 이제 70세의 나이가 됐다. 트라우마 속에 악몽과 같았던 그때를 결코 잊을 수 없다는 그는 "먼저 떠나간 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리고, 애통하다"라며 울먹였다.
스피커로 장씨의 발언이 흘러나오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맨 뒤에 앉아 있던 30여 명 사이에서 막을 수 없는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형제복지원의 모태가 된 사건의 진실이 수십 년 만에 드러나고, 이를 국가기관이 인정하자 피해생존자들이 보인 반응이었다.
"사회 정화라는 명목으로 강제수용, 폭력"
26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부산 영화숙·재생원 사건'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있었다면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는 2023년 8월 직권조사에 나선 지 1년 6개월 만의 결과물이다. 1·2기 활동에서 집단수용시설 인권 사안에 진화위가 이처럼 대응한 건 처음이었다. 사실상 형제복지원과 비슷한 사안인 만큼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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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영화숙·재생원 사건' 관련 진실규명과 권고안을 발표한 가운데, 피해생존자 중 한 명인 장예찬씨가 울먹이며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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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영화숙·재생원 사건' 관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권고 발표 등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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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태가 가능했던 이유는 군사정권 시절인 1962년 부산시가 재단법인 영화숙과 부랑자 선도를 위한 위탁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18세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재생원, 그 아래면 영화숙으로 끌고 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위법하게 공권력을 행사했고, 법인도 자체 단속반을 가동해 인원을 늘렸다.
임철의 진화위 조사관은 "가족을 확인하는 절차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진실규명 대상자 181명 중에 부모 또는 연고자가 존재한 분만 130명에 달한다"라며 심각성을 전했다. 임 조사관은 "국가와 시가 아동복리법·생활보호법·조례 등을 근거로 부랑자 수용과 보호를 위탁한 결과"라며 "이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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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영화숙·재생원 사건' 관련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권고 발표 등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과거 인권유린이 벌어졌던 장소를 설명하고 있는 진화위 조사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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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권은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다. 시는 이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며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다만 권고안 이행에 대해선 당장 의견을 내긴 어렵단 태도다. 조 국장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정부와 함께 고민해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말로 대신했다.
피해생존자들은 "과거 잘못이 드러난 만큼 더는 이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라며 진화위의 결론을 크게 반겼다. 손석주 영화숙·재생원피해생존자협의회 대표는 "과거의 잘못을 밝히지 않고, 그냥 덮어버리는 일이야말로 문제"라며 이를 바로 잡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국에서 벌어진 여러 동일한 사건도 같은 길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현대사로 보면 전국의 수용시설에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본 이들이 많습니다. 1세대에서 하나도 남김없이 밝혀지는 게 미래를 위해서 좋은 일입니다. (중략) 우리 말고도 형제복지원, 서울의 아동보호소, 선감학원, 대구희망원 곳곳의 피해자들이 여전히 숨죽여 살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헤아려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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