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게시물 될지도” … 히잡 거부 영상 올린 이란 여배우 체포

박현주 2022. 11. 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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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후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세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 유명 여배우가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가 체포됐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배우 헹가메 가지아니(52)가 최근 시위를 선동하고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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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여배우 가지아니, 시위 선동·지원 등 혐의
이란 축구팀 감독, 배우 등도 시위 관련 게시물 올려 체포돼
타라네 알리두스티는 지난달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는 뜻을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20대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간 후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세 달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란 유명 여배우가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가 체포됐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이란 국영 IRNA 통신을 인용해 배우 헹가메 가지아니(52)가 최근 시위를 선동하고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가지아니는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지막 게시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금부터 내게 무슨 일이 생기든 나는 숨을 거둘 때까지 이란 국민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과 함께 올린 영상에는 그가 테헤란 거리 한복판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카메라를 응시한 후 뒤돌아 머리를 묶는 장면이 담겼다. 가지아니는 지난주에도 이란 정부가 50여명의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며 '아동 살해범'이라고 규탄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란 사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가지아니를 비롯한 8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위 관련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다. 이란 국가대표팀이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던 이란 축구팀 감독 야흐야 골모함마디도 명단에 포함됐다. 이 밖에 미트라 하자르, 바란 코사리 등 이란 유명 배우들도 붙잡혔다.

지난달에는 또 다른 유명 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반정부 시위에 동참해 주목받았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고 긴 머리를 드러낸 채 '여성, 삶, 자유'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 문구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후 의문사한 쿠르드 출신 여성 마흐사 아미니(22)를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알리두스티는 "수년간 저항과 평등으로 하루하루 삶을 살고 자유를 꿈꿔온 내 땅의 여성들에게서 이 용기를 물려받았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이란에 머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반정부 시위는 석 달째 계속되고 있다.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에 따르면 이란 히잡 시위 과정에서 1만5000명이 체포되고, 3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란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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