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어스테핑 중단’ 예언 결국… 김종인 “尹, 즉흥적 성격 탓”

구자창 2022. 11. 22.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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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오른쪽·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당시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월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소한 일이든 중대한 일이든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즉흥적 성격’을 언급했다. 김 전 위원장은 “처음에 국민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 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절대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오늘 갑자기 왜 이런 결심을 내리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앞으로 얼마 하다가 본인 스스로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할 시기가 올 것”이라며 도어스테핑 중단을 예견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처음 도어스테핑을 대통령 스스로가 결심해서 한 거고 오늘 중단을 했다고 하니까 그것도 대통령이 이 시점에서 더 이상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 중단한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도어스테핑 중단의 원인이 된 대통령실과 MBC와 갈등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이 지난번 뉴욕을 방문했을 때 무슨 이상한 얘기를 한 것처럼 보도가 됐던 것 아닌가”라며 “거기에 감정이 상하다 보니까 ‘내가 이런 기자들하고는 같이 얘기를 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해서 캄보디아에 갈 때 ‘전용기에 타지 마라’ 이렇게 얘기를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즉흥적 성격’을 짚었다. 그는 “사소한 일이든 중대한 일이든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MBC 기자의 동승을 못하게 하지 않았나 한다”며 “윤 대통령은 정치를 해본 분이 아니다. 정치인들이 흔히 얘기하는 인내하고 참는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기 때문에 즉흥적인 반응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진행자가 ‘국가 원수가 즉흥적으로 MBC를 탑승 배제한 것은 옳지 않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김 전 위원장은 “아무리 국가의 원수 자리라고 하지만 인간이라는 걸 생각해야지”라며 “본인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그러한 사태에 대해서 참지를 못하는 성격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참모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MBC와의 갈등과 관련해) 대통령실이나 정부·여당에서 말려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진행자 질문이 나오자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의 말에 대해서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하는 참모들이 많이 있었으면 오늘과 같은 이런 사태가 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얘기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사람이 없는데 다른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6월 도어스테핑 중단을 예측한 바 있다. 그는 당시 CBS라디오에서 “아침마다 기자들이 출근길에 얘기하면 거기에서 그냥 별로 생각하지 않고 툭툭 뱉는 그런 지금 답변들을 하고 있는데 별로 세련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얼마 하다가 아마 본인 스스로 ‘이거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할 시기가 올 거라고 본다. 그냥 답변 없이 들어갈 수도 있고 나라에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만 얘기하는 식으로 변모되지 않겠나 한다”고 했다.

이날 오전 대통령실은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 중단을 공지했다. 윤 대통령 취임 6개월여 만이다.

대통령실이 말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도어스테핑 때 일어난 일을 가리킨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MBC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에 대해 “가짜뉴스로 이간질하려는 악의적인 행태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MBC 출입 기자가 대통령실 안으로 들어가는 윤 대통령의 뒷모습을 향해 “무엇이 악의적이었느냐”고 물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이 “들어가시는 분한테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지적하면서 언쟁이 벌어졌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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