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때문에 나경원, 이준석과 설전...홍매화 vs. 피부과
[곽우신 기자]
"그럼 새벽에 홍매화는 왜 심은 겁니까?" -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피부과도 좋은 기술을 가진 의사가 비싼 기계 쓰면 서비스 품질이 좋겠죠." -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과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1일 SNS를 통해 설전을 벌였다. <뉴스토마토> 보도를 발판 삼아 나경원 의원이 먼저 의혹을 제기했고, 이준석 의원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공방이 이어졌다. 두 사람 사이 '핑퐁'이 이어지며 날 선 표현들까지 뒤섞였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의 관계를 두고 시작된 다툼이, 이준석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되었던 전당대회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물고 늘어지는 양상이다.
▲ 나경원, 이준석 의원 |
ⓒ 남소연, 유성호 |
그는 오세훈 후보와의 2차 경선 여론조사에서 본인이 압도적으로 패배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 초반에 역시 여유 있는 1위였는데, 명(태균)과 관련된 여론조사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 참 기이한 일"이라는 의문이었다.
나 의원은 "그 당시 여론조사 중 2021년 5월 22일(토)자 여론조사는 응답률 3.3%인데 단 1시간 50분만에 표집되었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난 참 이상하다고 생각만 했고, 후에 명이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는 "명 주장대로라면 나는 명 때문에 번번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상황점검을 해야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본인이 명태균씨를 만난 경위에 대해 설명한 셈이다.
그러자 이준석 의원은 "부정 선거론자가 되는 초기증세"라고 직격했다. "전당대회 지고 3년 동안 얼마나 이런 소리 하고 싶으셨겠느냐"라며 "부정선거 주장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지적할 수가 없으니 피상적인 내용만 열거하시면서 변죽 올리시는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그때 조사 결과만 봐도 제가 1등 하는 조사가 수두룩했고, 전당대회 기간동안 40회 넘는 조사가 이뤄졌는데 추세에서 벗어난 '조작된' 조사 하나만 찍어서 대보시라. 없잖느냐"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부정 선거론자의 말로는 익숙하다. 멀리 안 나간다"라고 날을 세웠다.
나경원 "명태균, 본인이 이준석 1위 만들었다고 직접 확인해줬다"
이후부터 나 의원과 이 의원은 번갈아 가며 페이스북 포스팅을 올리며 격론을 벌였다. 나 의원은 "이준석 의원 스스로도 여론조사는 기법과 돈이라고 말했었는데, 명태균씨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 제기를 부정선거론으로 매도해버린다"라며 "선거전에 일어난 비정상적 여론조사를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명태균씨와 미리 여론조사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이 진짜 없느냐?"라며 "그리고 그럼 새벽에 홍매화는 왜 심은 건가?"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의원이 김영선 전 국회의원, 명태균씨와 칠불사에서 만나고 나오던 새벽 4시쯤, 천하람 의원이 홍매화를 심는 자리에 함께 했던 것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과 천 의원이 홍매화를 심은 것에 '주술적' 의미가 있고, 명씨 측과 모종의 거래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음모론이 횡횡했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여론조사가 기법인 건 당연히 정확히 설계 잘하는 회사가 좋은 거고, 돈인 건 샘플을 늘리면 오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라며 "피부과도 좋은 기술을 가진 의사가 비싼 기계 쓰면 서비스 품질이 좋겠다. 그래서 그런 곳을 찾아 돈 있는 사람들은 청담동에 가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나 의원이 강남에 위치한 연회비 1억 원의 피부과 클리닉 회원이었다는 과거 의혹을 의도적으로 연상시킨 셈이다.
또한 "명태균 사장을 만나서 나경원 의원이 한 이야기나 구체적으로 밝히시라"라며 "언론에 만난 적 없다고 거짓말 하다가 정정하시지 않았느냐? 그저 추하다"라고 직격했다.
나 의원은 "언론 취재에 처음부터 만났다고 답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만남에서 '2021년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당시에도 자신이 이준석 후보 1위 만들기를 했다'는 사실을 명씨가 직접 제게 확인해 줬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명태균씨와 미리 여론조사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 없느냐?"라며 "얕은 수로 말 돌리지 말고 질문에 답하시라"라고도 압박했다.
나경원 의원이 명태균씨를 만난 사실을 재차 시인하며, 그 자리에서 명씨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도 밝힌 셈이다.
이준석 "나경원, 대통령실 압박에 튈 정도의 정무 감각"
이 의원은 "모 방송사에서 취재 들어갔을 때 왜 부인하셨느냐? 나중에 어떤 다른 지상파 방송국에서 취재 들어갔을 때 시인하셨지?"라고 지적한 후 "'미리 여론조사에 대해 이야기' 같은 모호한 질문을 하지 마시고 시점과 의문 제기점을 명확히 해서 질문하시라"라고 반박했다.
특히 "명태균 사장이 뭘 해서 저를 당 대표 만들었다고 하던가? 공개해보시라"라며 "명태균 사장한테 들었다면서 공개할 내용이 없으면 그건 그냥 나경원 의원이 아무 내용도 없는 이야기에 넘어갈 정도로 허술하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지금 나경원 의원이 하시는 건 '빼애애액, 부정이야' 이거다"라고도 비난했다.
또한 연이어 올린 다른 포스팅에서 나경원 의원이 2022년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추락한 그래프를 올리며 "보통 이런 데이터를 보면 부정선거를 의심할 만하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압박에 쫄(졸)아서 튈 정도의 정무적 감각만 보면 저런 지지율 변화는 합리적이다"라고 재차 저격했다.
그는 "자신이 선거 때마다 한 행동을 먼저 분석하고 선거 결과를 논하자"라 "저랑 전당대회 할 때는 제가 대구에서 '탄핵의 강을 넘자'고 연설할 때, '대구 공항 이름을 박정희 공항으로 바꾸자'고 외치던 수준의 전략으로 무슨 선거를 치르느냐"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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