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학이 한 풀어줬다" 한강 소설 주인공 어머니 감격

이해준 2024. 10. 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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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의 한 인쇄소에서 관계자들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 인쇄 작업을 하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뉴스1

한강 작가의 대표작인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인 고(故) 문재학 군의 어머니 김길자(84)씨가 "한강 작가가 우리 재학이 한을 풀어줬다"며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뻐했다.

1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씨는 한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대해 "너무 기쁘고 좋아서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그는 아들을 잃은 상처가 여전히 아물지 않아 차마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5·18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11일 오후 서울 한강 작가의 자택 앞에 노벨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화환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그는 "내가 백 마디 투쟁한 것보다 작가님의 책 한권으로 5·18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며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니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5·18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조금 전엔 재학이 영정사진을 내놓고 '재학아 이제 네가 못 이룬 것 다 이뤄졌으니 이제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 친구들이랑 즐겁게 지내라'고 당부했다"며 "(아들이) 이제 다 잊어버리고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80년 5월 항쟁 당시 광주상고 1학년이었던 문재학 군은 최후항쟁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을 사수하기 위해 남아있다가 무력 진압에 나선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한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그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아픔을 다뤘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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