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상무장관 "트럼프 보편 관세, 세계 무역에 1조달러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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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시절 상무장관을 지냈던 윌버 로스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공약이 현실화하면 세계 무역에 1조 달러(약 1359조원)의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스 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 힐에 실은 기고문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나 바이든이 아닌, 세계무역기구(WTO)의 문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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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임 시절 상무장관을 지냈던 윌버 로스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공약이 현실화하면 세계 무역에 1조 달러(약 1359조원)의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스 전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 힐에 실은 기고문 '미국의 무역적자는 트럼프나 바이든이 아닌, 세계무역기구(WTO)의 문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꺼내든 보편적 관세는 미국이 WTO에서 탈퇴하도록 강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부분의 WTO 회원국에는 재앙(catastrophic)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스 전 장관은 "세계 최대 수입국인 미국은 전 세계 무역에 거의 1조달러에 달하는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우리(미국)의 피해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어 로스 전 장관은 과거 대공황의 전조가 됐다고 평가받은 '스무트-할리 관세법'이 발효되기 전 이미 미국에서 대공황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극적인 조치는 위험하겠지만, 다른 나라들보다는 우리에게 덜 위험하다"고 미국이 받는 여파는 제한적일 것임도 시사했다.
이번 기고문에서 로스 전 장관은 미국의 만성 무역적자의 원인이 WTO에 있다고 짚으며 대부분의 분량을 WTO 개혁 필요성에 할애했다. 그는 "2024년 대선 시즌이 가열되면서 미국의 7850억달러 규모 무역 적자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또는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기 쉽지만 진짜 범인은 WTO"라고 주장했다.
특히 로스 전 장관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글로벌 무역 환경을 위해 설립된 WTO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며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각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자체적으로 선언할 수 있게 돼 있는 부분을 꼽았다. 그는 "엄격한 기준이 없기에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을 포함해 WTO 회원국 80%가 개도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미국은 중국에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개도국으로 규정된) 중국에 무역과 관련한 양보를 허용해야만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협상가들이 수십 년 전 이 같은 WTO 규정에 동의했지만, 그 당시에 납득 가능했던 일들이 지금은 심각한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로스 전 장관은 WTO의 분쟁 해결 절차에서도 패널이 중립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WTO 분쟁 사례의 약 25%에서 피고의 입장이었으며 90%의 패소율을 기록했다"면서 "무역 적자가 가장 큰 미국이 국제 무역 법규의 최대 위반자가 된다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와 함께 규정이 명확한 사안에서조차 분쟁 해결 절차의 집행이 느리다는 점도 WTO의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보잉과 에어버스 간 보조금 사건이 17년 이상 소요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분쟁 해결 자체가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각국에선 문제를 제기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로스 전 장관은 "WTO의 결점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라면서 "환율 조작, 지식재산권, 서비스 산업 장벽 등과 관련한 주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는 WTO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부통령)는 아직 무역 정책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WTO 개혁을 옹호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며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당파적인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국가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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