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올스타전, 부산서 역대 최다 관중 기록 경신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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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 페스티벌. 팀 유니블과 팀 포니블의 경기 시작에 앞서 양 팀 감독 및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2025-2026 WKBL(한국 여자프농구) 올스타 페스티벌'이 지난 1월 4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6년만에 부산에서 열린 이번 올스타전은 유료 관중 5759명을 기록하며 WKBL 올스타 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했다.
WKBL의 새로운 캐릭터인 '팀 포니블'과 '팀 유니블'로 나뉘어 치른 올스타전 본 경기에서는, 포니블이 100-89로 승리를 거뒀다. 포니블의 변소정(부산 BNK 썸)은 양팀 통틀어 25점을 기록하며 기자단 투표 62표 중 43표를 얻어 MVP와 득점상을 동시에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변소정은 2021~2022시즌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서 1라운드 3순위서 인천 신한은행에 지명되어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하지만 2023~2024시즌 개막전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하는 등, 공백기를 겪으며 고전했다.
2024년 현 소속팀인 BNK 썸으로 이적한 뒤 백업멤버로 조금씩 출전기회를 얻으며 데뷔 첫 우승의 기쁨까지 맛봤다. 그리고 새해 초부터 홈구장에서 열린 자신의 생애 첫 올스타 무대에서 MVP에 등극하며 다시 한번 자신의 이름을 농구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변소정은 "제가 MVP를 받을지 몰랐다. 사실 올스타전이 처음이라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몰랐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다들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면서 " 올스타전이 부산에서 하게 되어 저희 BNK 팬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응원해 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변소정의 팀동료 이소희(BNK)는 올스타 3점 콘테스트에서 4연패를 노리던 강이슬(KB)의 독주를 저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소희와 강이슬, 김정은(하나은행)이 치른 결선에서 3명 모두 15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여 연장까지 치렀다. 원하는 구역에서 공 5개를 추가로 던지는 연장에서 이소희는 5점을 얻어 강이슬(4점)과 김정은(3점)을 제치고 최종 승자가 됐다.
또한 이소희는 코트를 한 바퀴 돌며 다양한 드리블과 패스, 3점슛, 레이업슛 등의 기술을 선보여야 하는 스킬 챌린지에서도 19초대의 가장 빠른 기록으로 22초를 기록한 신이슬(신한은행)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 달성으로 올스타전 무대를 BNK 잔치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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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올스타페스티벌. 경기중 함께한 팬에게 팀 포니블 김단비(우리은행)가 사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올해 올스타전의 백미는 역시 선수에서 감독까지 여자농구 구성원들이 몸을 사리지 않는 쇼맨십과 팬서비스였다. 선수와 감독들은 코트에서 기발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팬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본 경기에 앞서 펼쳐진 '입장 퍼포먼스'는 미니 공연 형식으로 진행됐다. 구성원들은 각자의 주특기에 따라 아이돌 댄스를 추거나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하는가 하면, 영화속 명장면을 재연한 상황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첫 스타트를 끊은 진안(하나은행)은 핑크색 가발에 노란 모자를, 강이슬(KB스타즈)은 회색의 토끼 머리 탈을 쓰고 등장하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단비는 어깨에 담요를 두르고 등장했고, 이이지마는 일본 출신답게 가상 아이돌 '러브라이브' 의 노래에 맞춰 귀여운 안무를 선보였다.
감독들도 권위를 내려놓고 상황극에 기꺼이 동참했다.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과 정예림은 트레이닝복을 들고 함께 등장하며 영화 <클래식>에서 남녀 주인공이 빗속에서 외투를 쓰고 함께 달리는 명장면을 재연했다.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이명관의 머리에 헤드폰을 씌워주는 영화 <라붐>의 명장면을 재연했다. 어색함을 애써 참으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발연기를 선보이는 감독들의 표정이 백미였다.
특히 압권은, 은퇴를 앞둔 여자농구 '최고참' 김정은이 진안과 합작하여 선보인 청룡영화상 '굿굿바이' 공연 패러디였다. 가수 화사와 배우 박정민의 합작 퍼포먼스로 화제가 되었던 지난 48회 청룡영화상 축하공연을 재현하며 김정은이 마이크를 들고 화사 역을, 진안이 박정민의 역할을 맡았다. 두 사람은 클라이맥스에서 손을 함께 흔들고 춤추는 포인트 안무까지 그대로 재현했다. 노래는 립싱크를 이어가다가 하이라이트 코러스 부분만 돌연 음이탈에 가까운 라이브로 소화하며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올스타전 시작 전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가 시투를 했고, 2쿼터가 끝난 후 하프타임에 걸그룹 하이키(H1-KEY)가 축하 무대를 펼쳐졌다.
본경기에서도 기상천외한 개그 코드는 이어졌다. 골이 터질 때마다 마치 공연장에라도 온 듯, 눈길을 사로잡는 선수들의 현란한 댄스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어떻게 이걸 다 준비했나 싶을 정도로 4쿼터까지 온갖 크고작은 이벤트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엄격한 카리스마로 유명한 위성우 감독은 이날 제자들에게 연거푸 놀림당하는 샌드백 역할을 기꺼이 맡았다. 팀 포니블로 출전한 이명관(우리은행)은 소속팀 사령탑인 위성우 감독이 상대인 팀 유니블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자 드리블로 위 감독을 농락한 뒤 슛을 성공시켰다.
심판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김단비는 '반칙에 의한 추가 자유투'를 선언했다. 이에 위 감독이 무슨 반칙이냐며 항의하자 마이크를 잡고 "감독 얼굴이 반칙"이라고 디스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본인의 전매특허인 발차기 퍼포먼스를 재현했다. 최 감독은 2004년 현역 시절, 대만 존스컵에 출전하여 대만 농구 레전드 첸웨이주안과 신경전을 벌이다가 상대의 주먹질에 곧장 오른발 킥으로 응수하여 난투극을 벌이는 명장면을 남긴 바 있다. 최 감독은 이날 3쿼터에 진안과 신경전 상황극을 연출하다가 돌연 발차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명장면을 스스로 오마주했다.
팀 포니블 박소희(하나은행)는 소속팀 이상범 감독의 공을 뺏어낸 뒤 득점을 올렸다. 쑥스러운 표정으로 코트에서 어슬렁거리다 벤치로 들어가는 이 감독을 향해 박소희는 "그렇게 설렁설렁 뛰면 나가주세요"라고 핀잔을 줬다. 이 대사는 바로 이상범 감독이 박소희를 지도하면서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었다.
이처럼 모든 구성원들이 팬들을 위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마치 한편의 마당놀이나 종합 뮤지컬을 연상시켰다. 농구팬들 역시 이번 올스타전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야말로 진정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표현이 어울렸던 모범적인 올스타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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