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 불포화 지방산, ‘복잡한 계보’ 정리하기

- 단일? 다중? 오메가 3? 알파 리놀렌산? 헷갈리는 족보
- 결국은 지방, ‘무조건 좋다’는 인식은 갖지 않도록

지방은 우리 몸의 필수 요소다. 다만, 지방은 종류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극과 극이라 할 수 있다. 보통 포화 지방, 불포화 지방, 트랜스 지방으로 구분된다. 이중 포화 지방과 트랜스 지방은 건강에 해로운 것, 불포화 지방은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꼽힌다.

그런데 불포화 지방을 언급하는 콘텐츠를 보면, 정작 ‘불포화 지방’이라는 단어보다 다른 이름들이 더 많이 들린다. 오메가 3부터 알파 리놀렌산, 올레산 등등 이름도 헷갈리기 일쑤다. 이쯤 되니 ‘족보 정리’가 좀 필요하겠다 싶었다. 불포화 지방으로부터 시작되는 가지치기의 주인공들, 깔끔하게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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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결합’의 숫자, 단일 or 다중

불포화 지방산의 가지치기에서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단일 불포화 지방산’과 ‘다중 불포화 지방산’이다. 우리는 통상적으로 ‘지방’이라 통일해서 부르지만, 불포화 지방의 정식 명칭은 ‘불포화 지방산(Unsaturated Fatty Acids)’이다.

지방산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방(Fats)을 구성하는 하위 요소다. 사슬 형태의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탄소(C)와 수소(H)로 구성되며 간혹 산소(O)도 포함된다.

포화 지방산의 경우, 지방산 사슬에서는 보통 탄소와 수소가 일대일로 결합해 완전한 구조를 이룬다. 반면 불포화 지방산의 경우, 탄소 원자가 ‘이중 결합’을 함으로써 수소 원자가 부족한 형태를 이룬다. 이때 이중 결합의 숫자가 한 개라면 ‘단일 불포화 지방산’, 두 개 이상이라면 ‘다중 불포화 지방산’이 된다.

이중 결합이 존재함으로써 불포화 지방산은 구조적으로 불안정성을 띤다. 이로 인해 불포화 지방산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완전한 구조를 이룬 포화 지방이 고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과 대비된다.

단일과 다중, 뭐가 더 좋은 거지?

사실 이중결합의 개수와 무관하게, 불포화 지방산은 모두 건강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좋다’라는 개념보다는, 둘 다 좋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고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이해하면 된다.

단일 불포화 지방산의 경우,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낮추고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

다중 불포화 지방산도 큰 틀에서의 역할은 비슷하다. 다만 구체적인 종류에 따라 기능이 조금 다르다. 오메가 3 지방산은 심혈관 건강, 뇌 기능 향상, 염증 감소에 기여하며, 오메가 6 지방산은 피부 건강 및 호르몬 조절을 돕는다.

단일 불포화 지방산의 종류와 기능

단일 불포화 지방산은 다시 세부적으로 나눌 수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올레산(Oleic Acid), 다른 하나는 팔미톨레산(Palmitoleic Acid)이다. 올레산은 건강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종종 들어봤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가장 단일 불포화 지방산 중 가장 흔한 종류이기도 하다.

건강한 지방의 대표 주자라 할 수 있는 올리브유가 바로 올레산의 공급원이다. 이밖에 카놀라유, 아보카도를 통해서 섭취할 수 있으며, 견과류 중 아몬드와 캐슈넛, 피스타치오가 올레산 함량이 높다. 씨앗류 중 해바라기씨도 올레산을 제공한다.

팔미톨레산은 상대적으로 낯선 이름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는 우리 몸속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종류이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필수로 섭취할 필요는 없다. 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팔미트산’이 지방 대사 과정에서 이중 결합을 얻게 될 때 만들어진다. 해바라기 기름 또는 마카다미아를 통해 팔미톨레산을 섭취할 수 있다.

이밖에 단일 불포화 지방산으로는 에루크산, 너트카산, 올레일산 등이 있다. 이들은 다른 불포화 지방산 함유 음식에 함께 포함돼 자연스럽게 섭취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루크산은 카놀라유 중 특정 품종에 포함돼 있으며, 너트카산은 고기나 생선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다중 불포화 지방산의 종류와 기능

사실 핵심은 여기다. 다중 불포화 지방산은 좀 더 복잡한 계보를 가진다. 일단 단순하게는 오메가 3와 오메가 6를 대표 주자로 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세분화가 이루어진다. 오메가 3 지방산의 하위 분류로는 ‘알파 리놀렌산(ALA)’, ‘에이코사펜타엔산(EPA)’, ‘도코사헥사엔산(DHA)’이 있다. 알파 리놀렌산의 경우 본래 이름으로도 불리고 ALA로도 불린다. 하지만 나머지 둘은 이름이 길고 복잡해, 보통 약어인 EPA와 DHA로 더 많이 불린다.

ALA는 아마씨, 치아씨드 등 씨앗류와 견과류 중 호두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EPA와 DHA는 지방 함량이 높은 연어 또는 등푸른 생선류, 해조류 등에 풍부하다. 오메가 3 지방산에 속하는 것들은 심혈관 건강 뿐만 아니라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증 감소에도 탁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오메가 6 지방산 역시 하위 분류인 리놀레산(LA)과 아라키돈산(AA)으로 나뉜다. 리놀레산은 해바라기유, 옥수수유, 대두유 등 식용으로 사용하는 기름 종류에서 발견된다. 견과류에도 일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견과류를 꾸준히 챙겨먹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공급이 이루어진다.

아라키돈산은 육류와 일부 해산물, 달걀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오메가 6 지방산에 속하는 것들은 피부의 건강을 개선하고 호르몬 균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불포화 지방산, 마냥 좋은 것은 아냐

단일, 다중을 가리지 않고 불포화 지방산은 건강상 이로운 역할을 한다. 다만 굳이 중요성을 좀 더 부여하라고 한다면 다중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 3와 오메가 6에 무게를 두고 싶다.

다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언제나 그렇듯 ‘균형’이다. 직전에 이야기한 것처럼, 오메가 6는 고기, 생선, 달걀을 통해 섭취가 가능하다. 즉, 현대인들의 식단은 자연스레 오메가 6 섭취가 과도한 쪽으로 기울기 쉽다는 의미다.

오메가 6와 오메가 3 사이의 권장하는 섭취 비율은 대략 4:1 또는 5:1이다. 오메가 3를 제공해주는 식단을 조금씩 더 챙겨먹음으로써 비율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전반적으로 건강에 좋다고는 하지만, ‘불포화 지방산은 무조건 좋아’라는 인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불포화 지방산을 주로 포함하고 있다고 해도, 포화 지방산과 트랜스 지방산이 함께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가급적이면 자연 식품 위주로 챙겨먹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그리고 불포화 지방산을 무조건 넉넉하게 섭취하려 하기보다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보고 그에 맞게 조절하려는 자세가 더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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