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다짐한 새마을금고, 차기 중앙회장 선거는 ‘진흙탕’

김동운 2023. 11. 21.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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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 세부 일정 공고 예정
김인 중앙회 부회장·김현수 중앙회 이사 2파전 예상…송호선·최천만 하마평
유력후보 산하 지점장 횡령·업무 과실 등 얼룩…비방 이어지며 ‘혁신’ 무색해
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차기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12월 예정된 가운데 중앙회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인 부회장과 김현수 중앙회 이사가 차기 회장 유력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혁신방안이 발표된 이후 최초로 치르는 선거인 만큼 쇄신 의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징계를 받거나 비방전을 펼치면서 선거가 ‘진흙탕’이 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 차기 회장 선거는 다음달 21일 예정됐다. 이번 선거는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비리 혐의로 물러나면서 치르는 보궐선거다. 새마을금고법 상 중앙회장 공석이 있을 경우 60일 안에 보궐선거를 진행해야 한다.

현재 차기 회장에는 김인 중앙회 부회장(서울남대문충무로 새마을금고 이사장), 김현수 중앙회 이사(대구 더조은금고 이사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외에도 송호선 MG신용정보 대표, 최천만 전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 등 전현직 새마을금고 계열사 대표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출 선거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최근 중앙회장에 집중됐던 권한을 분산하고, 책임 경영을 확립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경영혁신안’을 발표한 이후 치르는 첫 선거이자, 사상 처음으로 ‘직선제’로 진행되는 선거가 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350여명이 투표하는 간선제로 회장을 선출했지만, 전국 새마을금고 이사장 1291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여기에 연임이 가능했던 중앙회장 자리는 4년짜리 단임제로 바뀐다. 막강했던 중앙회장 권한도 대외활동 업무와 이사회 의장 역할로 제한된다. 새마을금고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확립하겠다는 방침을 이번 회장 선거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두고 유력 후보가 잇따라 관할 금고에서 횡령이나 권역 외 대출 등의 비위, 업무 과실 행위가 적발돼 징계를 받으면서, 사상 첫 직선제 선거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차기 회장 유력 후보인 김인 중앙회 부회장은 지난달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 남대문충무로금고에서 지점장이 고객 돈 5억1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곤욕을 치렀다. 중앙회 제재심의부와 감독위원회는 김 부회장에게 내부 통제를 소홀히 했다는 책임을 물어 견책 조치를 내렸다.

역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현수 중앙회 이사도 뒤이어 업무상 과실이 드러나 직무 정지 처분의 징계를 받았다. 중앙회는 김 이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대구 더조은금고에서 권역 외 대출과 근로소득 원천징수 누락 등을 적발했다. 또 김 이사는 건설사도 운영 중인데, 그가 본인 땅에 건물을 짓는데 참여한 시공업체가 더조은금고의 보수 공사에도 입찰한 사실이 드러나 사인 간 거래에 대한 지적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유력 후보들은 징계를 받은 뒤에도 서로를 헐뜯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수 이사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김인 부회장이 관할하는 금고에서 더 심각한 비위인 횡령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비교적 가벼운 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은 데 그친 점을 문제 삼고 있으며, 김인 이사를 지지하는 측에서는 김 이사 측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데 대해 사과는 뒤로 한 채 오히려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내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특정 후보를 밀어 주거나 헐뜯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가 투표권을 가진 지역단위 새마을금고 이사장 사이에서 다수 발송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에서는 첫 직선제 회장 선거를 앞두고 혼란이 지속될 경우 새마을금고의 경영 혁신 계획도 제대로 이행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선거추진위원회가 선거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선거일 30일 이전에 공고를 하도록 돼 있어 늦어도 이달 20~21일쯤에는 공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후보 및 선거운동 일정은 공고가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김인 부회장의 회장 직무대행은 회장 궐위 시 절차에 따른 것으로, 향후 회장 선거에 출마할 경우라도 사퇴가 논의되는 부분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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