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붓고 계단 오를 때 헉헉"…이곳서 보내는 마지막 경고 [건강한 가족]

신영경 2024. 9. 2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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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질환, 암보다 치명적


심장은 온종일 쉬지 않고 일하는 성실한 장기다. 우리 몸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다. 심장이 신체를 위해 끊임없이 일하는 만큼 우리도 좋은 팀워크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심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세계 심장의 날’(9월 29일)을 계기로 치명적인 심장 질환과 적절한 대처법을 알아봤다.

모든 심장 질환의 종착지는 심부전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심장이 점점 손상되면서 결국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나타나는 질환이다. 심장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인 셈이다. 심장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으로 온몸에 혈액을 제대로 보내지 못해 문제가 발생한다.


비만·고혈당에 혈관 손상, 심부전 불러


심부전이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심장 혈관이 막히거나(관상동맥 질환), 맥박이 불안정하거나(부정맥), 심장근육 자체가 약해지는(고혈압·당뇨·심근증)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겨난다. 특히 고혈압과 관상동맥 질환으로 인한 심부전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 최근엔 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등 생활습관에 의한 심부전이 늘고 있다.

심장에 이상이 없어도 안심하기 힘들다. 과거 심장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더라도 중증의 폐, 신장, 간, 인지장애, 자가면역 질환, 암 등 기저 질환이 있으면 위험도가 커진다. 기저 질환자나 전신 상태가 쇠약한 노인에게 갑자기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별다른 질환이 없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심부전 발병 위험이 커져 60~70대의 5.5%, 80세 이상은 12%가 심부전을 진단받는다는 통계가 있다.

심부전증이 생기면 흔히 호흡곤란이 먼저 찾아온다.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하는 탓에 폐부종이 나타나 호흡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초기에는 활동할 때만 숨이 차다가 심해지면 눕거나 잠을 잘 때마저 숨찬 증상을 경험한다. 6개월이나 1년 전에는 운동장 두 바퀴를 쉽게 돌았지만, 한 바퀴만 돌아도 숨이 찬다거나 계단을 오르는 게 힘들어졌다면 심부전의 신호일 수 있다. 또 하지 부종과 소화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심부전일 가능성이 있다. 중증 심부전일 땐 근육이 소실돼 기력이 떨어지고 입맛이 없어 체중이 빠지기도 한다. 특히 쇠약한 노인은 자칫 이러한 증상을 나이 탓으로 여겨 질환을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 말기엔 암보다 사망률 높아


심부전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한다. 위험 인자만 있는 초기부터 심장이식이 필요한 말기까지 중증도에 따라 나뉜다. 이 중 증상은 없지만, 심장의 구조나 기능 이상이 시작되는 2단계부터는 원인 질환 교정과 심부전 약물치료가 권고된다. 혈액검사나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만 이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진이 필수다. 본격적으로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는 3단계부터는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과 함께 장기 생존율 향상을 위한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환자에 따라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마지막 단계에선 사망률이 암보다 높아진다. 말기 심부전의 5년 이내 사망률은 50%를 넘는다. 약물만으로는 치료 효과가 충분하지 않아 심장 이식이나 보조장치를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엔 심부전 호전을 돕는 약제가 많이 나왔다. 조기 발견에 힘쓰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한다면 일상생활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심장 건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선 생활습관 관리도 빠질 수 없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이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혈관 건강을 악화하는 원인 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심장근육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도움된다.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심부전은 심장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긴급 질환임을 잊어선 안 된다.

「 Tip
심장 질환 예방수칙
·금연과 절주 실천하기, 술은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 충분히 섭취하기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히 운동하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하기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기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정기적으로 측정하기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꾸준히 치료하기
·심장 응급 증상 숙지하고 발병 즉시 병원 방문하기

도움말=김미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조동혁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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