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파산·하드코어…테슬라 이어 트위터 흔든 머스크의 단어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인수 이후 파산 위기 속 '하드코어'가 되어야 한다며 고강도·장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전략을 테슬라, 스페이스X에 이어 트위터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 이후 직원 절반을 정리해고한 그는 21일(현지시간) 영업 부문 직원을 추가 해고했다. 인수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7500여명이었던 트위터 직원은 약 2700명만 남게 됐다.
◆ 테슬라·스페이스X에도 사용한 '이 단어'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직원을 대량 해고하고,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직원들에게 '하드코어가 돼라'고 말한 것을 두고 다른 회사에 써먹었던 전술을 또다시 적용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 CEO의 회사에서 일했던 소식통을 다수 인용해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 한 행동은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한 것"이라면서 "머스크 CEO가 같은 방식을 자신의 회사에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머스크 CEO는 과거 NYT 인터뷰에서 2018년 회사가 파산 직전까지 갔었고 이에 자신이 테슬라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했다면서 "매우 괴로웠다. 3~4일을 밖에 나가지 않은 날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NYT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생산 지옥'이라 부르는 경험이 트위터의 청사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2월에도 테슬라 직원들에게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면서 파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타미 매드슨 샌타클래라래 교수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 사용한 방식을 트위터에 적용하고 있는 듯 보인다면서 다만 그가 트위터 직원들에게 동기를 심어줄 방법을 찾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매드슨 교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는 위험도가 높아도 보상이 큰 방식으로 접근했다"면서 "트위터는 위험이 높지만 어떤 보상이 나올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2017년에는 머스크 CEO가 스페이스X 임직원에 2주마다 로켓을 발사하지 않으면 파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파산에 대한 위협을 동기부여 요소로 활용했다고 스페이스X 전 임원은 밝혔다. 머스크 CEO는 지난해 12월에도 심각한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으로 스페이스X가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직 테슬라 임원 2명은 NYT에 위기 분위기를 조성하고 본인 스스로 엄격하게 대하는 것을 통해 머스크 CEO가 회사의 극적인 변화와 임직원 대량 해고 문제를 해결해나간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남아있는 직원들이 극도의 환경에서 일할 준비를 하게끔 만든다고 덧붙였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에서 일했던 임원 여럿은 이러한 머스크 CEO의 전략이 가끔 영감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 회사 분위기를 독하게 만들어 공포와 희생양을 양산하는 문화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 머스크 '트위터 2.0' 강조 이후 영업 부문 직원 추가 해고머스크 CEO의 공포 조성 전략은 트위터 인수 이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직원 절반을 대량 해고한 것에 이어 머스크 CEO는 전날 늦은 오후부터 영업 부문 직원들 일부에 정리해고 소식을 전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직원은 이날 이른 아침에 이메일로 해고 소식을 통보받았으며 이 이메일에는 '당신의 역할이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트위터의 판매 부문 직원들은 머스크 CEO가 지난 16일 "고강도·장시간 근무하지 않을 거면 퇴사하라"면서 회사에 남을지 여부에 대한 선택을 강요했을 당시 기술 부문에 비해 더 많은 직원이 '회사에 남겠다'고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머스크 CEO가 다른 부문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판매 부문의 추가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추가 정리해고된 직원의 수는 현재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남아있는 직원 수가 2750명이라면서 머스크 CEO 인수 이후 약 7500명이었던 트위터 직원 중 5000명 가까운 인력이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머스크 CEO가 지난달 27일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이후 일주일 만에 직원 절반인 3700명이 해고됐고 이후 엔지니어 등이 속속 빠져나가면서 직원이 3000명도 채 남지 않게 됐다.
최근 트위터 임원들도 잇따라 속속 퇴사하고 있다. 머스크 CEO가 남아달라고 붙잡았던 로빈 휠러 트위터 마케팅 및 영업 책임자가 지난 18일 해고됐고, 미국 콘텐츠 파트너십 책임자였던 사라 로젠도 20일 퇴사했다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렸다. 로젠 책임자는 "8.5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트위터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데 수일이 걸렸다. 트위터 1.0은 좋았다"며 트위터 2.0을 예고한 머스크 CEO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의 프랑스 지사를 담당한 다미엥 비엘 지사장은 이날 "끝났다"는 트윗을 올리며 자신이 퇴사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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