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갯짓 드론, '감각 비행' 제어기술로 돌풍 속 홀로 난다 [세상을 깨우는 발견]

유창재 2024. 9. 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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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 곤충 모양의 '날갯짓 드론'이 스스로 바람을 감지하고, 목표 위치까지 자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감각 비행(fly-by-feel)' 제어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비행 제어 시스템은 날개변형 정보를 통해 비행 중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약 80%의 높은 정확도로 분류했으며, 바람이 부는 환경에서도 드론이 목표 지점으로 날아가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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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F, 날개변형 데이터측정... 감각비행 제어기 개발

[유창재 기자]

 날갯짓 드론의 비행 위치 조절 장면
ⓒ 한국연구재단 제공
새나 곤충 모양의 '날갯짓 드론'이 스스로 바람을 감지하고, 목표 위치까지 자율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감각 비행(fly-by-feel)' 제어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를 통해 돌풍 속에서도 자율비행이 가능한 스파이로봇이나 탐험 및 재난구조 로봇 등 초소형 비행체 활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 NRF)은 20일 "아주대학교의 강대식, 한승용, 고제성 교수 공동 연구팀이 날갯짓 드론의 날개 변형 데이터를 측정하고, 강화 학습을 통해 '감각 비행' 제어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감각 비행'이란 새나 곤충이 비행할 때 날개와 몸에 느껴지는 바람의 압력과 공기의 흐름을 감지하여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비행을 뜻한다. 이는 비행체가 카메라나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전지구 위치파악 시스템) 같은 복잡하고 무거운 센서를 사용하지 않고도, 주위 환경의 변화를 인지할 수 있어 기동성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어 한국연구재단은 "잠자리, 나방 등과 같은 자연계의 비행 곤충은 불안정한 공기 흐름에도 호버링과 회전 같은 우수한 비행 능력을 발휘한다"며 "이 같은 특성을 모방한 날갯짓 드론은 프로펠러 방식의 회전익 드론보다 구조체가 유연하고 부드러워 충돌에 강하며, 소음저감 효과도 우수해 효율적인 초경량 드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호버링'이란 제자리에서 정지 비행하는 것으로, 비행체 중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헬리콥터나 멀티콥터(드론), VTOL 등이 호버링을 구현할 수 있다. 동물 중에서는 벌새, 잠자리, 박각시, 모기가 대표적으로 호버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날갯짓 드론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회전익 드론의 제어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지 체공은 가능하지만, 바람을 타고 비행하는 장거리 비행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독자적인 제어 시스템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 날갯짓 곤충과 날갯짓 드론에서 날개 변형을 감지하는 메커니즘. 날갯짓을 하는 곤충들은 날개에 컴패니폼 센실라라고 불리는 작은 감각 기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관은 날개의 움직임이나 변형 시 발생하는 미세한 압력과 변형을 감지할 수 있다. 컴패니폼 센실라는 곤충이 날개를 정밀하게 조절하고 비행 중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곤충의 감각적인 비행 능력에서 영감을 받아, 컴패니폼 센실라가 밀집된 날개의 힌지 부분에 고민감도 균열 센서를 부착하였다. 비행 중 날개에 작용하는 복잡한 공탄성 힘으로 인해 날개가 변형되면, 이 변형은 센서의 미세한 균열을 통해 전기적 저항 변화를 일으키고, 이를 통해 날개에 가해지는 힘의 강도와 방향을 측정할 수 있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모방한 효율적인 비행 제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
ⓒ 한국연구재단 제공
이에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비행 곤충이 날개에 위치한 종 모양의 감각 기관인 '컴패니폼 센실라'를 통해 바람에 의한 날개의 변형 정도를 감지하고, 이 정보를 활용하여 신속하게 비행을 제어하는 점에 착안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컴패니폼 센실라를 모사한 초경량 고민감도 '균열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날갯짓 드론에 부착하여 날개변형에 따른 신호변화를 수집했다. '균열센서'란 크랙(빈 틈)이 벌어짐에 따라 전기적인 저항이 변하는 것을 이용해 기계적 변형을 측정하는 방식의 센서를 말한다.

또한, 연구팀은 머신 러닝 기술을 이용해 날개 변형 정보 속에 드론 비행 제어에 필요한 바람의 방향과 속도 정보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비행 제어 시스템은 날개변형 정보를 통해 비행 중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약 80%의 높은 정확도로 분류했으며, 바람이 부는 환경에서도 드론이 목표 지점으로 날아가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람이 불지 않는 환경에서는 스스로 비행 경로를 추적하여 사용자가 지정한 6가지 경로로 비행할 수 있었다.
▲ 날개변형 정보기반 강화학습 제어 모식도 및 결과 별도의 외부 풍동이 없는 환경에서 특정 경로로 비행하도록 학습하는 실험의 모식도 (상단). 드론이 실제로 비행하는 환경(Envrionment)에서는 모션캡쳐 카메라를 이용해 비행경로에 따라 에이전트(Agent)에게 적절한 보상(Reward)을 지급한다. 경로에 따른 날개변형 신호는 상태(State) 정보로 에이전트에게 주어지고, 에이전트는 주어진 상태로부터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행동(Action) 하도록 학습된다 (우상단). 학습결과, 날개변형 정보에 기반한 지그재그 경로 제어에 성공했다 (좌하단). 뿐만 아니라, 날개변형 정보로부터 실제 비행경로를 예측하도록 학습한 결과, 실제 비행경로와 유사한 경향으로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우하단).
ⓒ 한국연구재단 제공
강대식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기존에 없던 날개변형 정보 기반의 날갯짓 드론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효성을 검증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이번 결과가 정지체공뿐 아니라 글라이딩이 가능한 날갯짓 드론 개발의 단초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상임)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신 인테리젼스(Nature Machine Intelligence)>에 이날(9월 20일)자로 게재됐다.
 날갯짓 드론의 자세 제어 장면
ⓒ 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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