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증권 vs 토스증권…해외주식 이어 연금저축 시장 '격돌'

/사진=카카오페이증권

국내 대형 금융기술(핀테크) 기반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연금저축 시장에서의 각축전을 예고했다. 토스증권이 연금저축 출시 시기를 검토하는 가운데 먼저 진출한 카페증권이 종합저축계좌를 앞세워 연금저축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미 확보한 잠재고객에서 카페증권이 앞서는 만큼 경쟁우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먼저 진출한 카페증권은 올해 초 연금저축계좌 10만좌를 넘어섰으며 토스증권은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연금저축은 개인이 노후 대비를 위해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저축하는 금융상품으로 일정 소득과 납입금액 범위에서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장기투자상품인 연금저축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며 고객의 투자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연금저축 시장 규모는 약 160조원에 달한다.

카페증권은 종합저축계좌를 중심으로 연금저축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카페증권의 종합저축계좌는 약 700만좌로 올해 말까지 1000만좌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종합저축계좌를 개설한 투자자는 약관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 약 5초 만에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이에 카페증권의 연금저축상품은 올해 말까지 990만명에 달하는 잠재고객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증권 업계에서는 카페증권이 연금저축상품 확장에 속도를 내는 이유로 토스증권과의 해외주식 경쟁 경험을 꼽는다.

카페증권은 2022년 4월에, 토스증권은 그보다 빠른 2021년 12월에 해외주식 서비스를 출시했다.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서비스를 먼저 내놓으며 앞서가자 카페증권은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로 역전을 노렸다. 현지 증권사를 사들이면 수수료를 크게 낮출 수 있는 데다 영업효율도 제고할 수 있어 일석이조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시세조종 혐의가 불거지며 시버트 인수에 실패한 뒤 추격의 동력은 약해졌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주식 거래대금 22조원으로 국내 해외주식 거래 1, 2위를 다투고 있지만 카페증권은 같은 기간 4조6000억원을 기록해 4~5배 차이가 벌어지게 됐다.

해외주식 성장에 힘입어 토스증권은 지난해 순이익 1315억원을 냈다. 같은 기간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이 4266억원, 영업이익 1492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1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카페증권은 지난해 순손실 261억원을 거뒀다. 2023년(순손실 517억원)과 비교하면 49.52% 개선됐지만 큰 폭의 순이익을 낸 토스증권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카페증권의 플랫폼 경쟁력을 고려한다면 향후 전개될 토스증권과의 연금저축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카페증권 기능이 들어간 카카오페이 애플리케이션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2400만명으로 국내 금융앱 가운데 4위로 알려졌다. 모기업 카카오의 사용자가 4850만명에 달하는 만큼 잠재고객 확대도 가능하다.

토스증권도 토스 앱의 MAU는 2400만명이지만 사용자가 1970만명 수준에 그쳐 잠재고객 수에서 카카오에 밀리는 상황이다. 우선진출과 홍보경쟁 등을 활성화할 경우 카페증권이 이번 연금저축 경쟁에서는 토스증권에 우위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카페증권 관계자는 "종합계좌는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종합계좌를 중심으로 연금저축 등의 성장을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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