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돈줄 하르그섬 때리자…이란, 호르무즈 우회로 폭격
![14일(현지시간)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의 석유 시설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인도양에 접한 푸자이라는 유전지대와 송유관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을 거치지 않아도 석유를 수출할 수 있다. [AP=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joongang/20260316001607059zyds.jpg)
2주 넘게 이어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서 양측이 해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심 석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을 타격하자, 이란은 주변 중동 국가 주요 항만을 겨냥한 공격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14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어젯밤 미군은 이란 하르그섬에 대규모 정밀 타격을 가했다”며 “이 공격으로 해군 기뢰 저장시설과 미사일 벙커 등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하르그섬은 페르시아만 북부에 위치한 22㎢ 크기의 산호초섬으로 이란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담당하는 핵심 유류 수출 터미널이다. 연간 약 9억5000만 배럴의 원유를 처리하는 만큼 이란 경제의 핵심 기반이자 주요 전쟁 자금원으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르그섬을 “이란의 왕관 보석(crown jewel)”으로 지칭하며 “그곳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군이 공습한 이란의 하르그섬 전경. [AFP=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joongang/20260316001608345idbn.jpg)
군사시설은 파괴됐지만 석유 인프라는 보존됐다. 석유 인프라가 파괴될 경우 국제유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점을 미국이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은 하르그섬에 이어 호르무즈해협 안에 있는 아부 무사섬, 대·소 툰브섬 등이 미국의 새로운 공격 타깃으로 주목된다고 전했다. 두 섬에는 모두 이란의 군사기지가 있다.
이란은 즉각 “중동 내 석유·경제·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뒤 반격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 항구가 이란 샤헤드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푸자이라 항구는 이란이 봉쇄에 나선 호르무즈해협을 우회해 원유 등을 수출할 수 있는 항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푸자이라 항구의 석유 선적 가동이 하루 동안 중단됐다가 15일 재개됐다. 이란은 중동 최대 물류 허브인 UAE 두바이 제벨 알리 항구, UAE 아부다비 할리파 항구 등도 공격 대상에 올려둔 상황이다.

이란 본토와 주요 인사에 대한 공격은 이날도 계속됐다. 이스라엘군(IDF)은 성명을 통해 “전쟁 개시 이후 2주 동안 이란 서부와 중부 지역을 대상으로 400차례의 공습을 완료했다”며 “14일 하루에만 2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IDF는 또 “전날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습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간부 2명을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인명 피해는 커지고 있다. CNN은 15일 “이란·이스라엘·레바논·UAE 등 중동 전역에서 숨진 각국 군인과 민간인이 벌써 3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했다. 이란에서 약 2400명의 사망자가 집계됐고, 헤즈볼라 거점이 있는 레바논에서도 800여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강 대 강 대결 속에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만 등 일부 중동 국가의 중재 제안을 거절했고 오히려 지상전 수행이 가능한 약 2500명의 해병대 병력과 강습상륙함을 지난 13일 중동으로 추가 파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NBC 인터뷰에서 “이란은 협상을 원하지만 조건이 아직 충분치 않다”며 현시점에서 종전 협상을 맺을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두고는 “만약 살아 있다면 그의 조국을 위해 현명한 일을 해야 한다. 그것은 항복”이라고 말했다.
전민구·김기환 기자,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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