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K푸드 열풍에 기내식 전쟁

임유정 2024. 10. 21.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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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세계인에게 인기
기내식 활용 브랜드 인지도 확장
식품회사, 각사별 경쟁력 앞세워 경쟁
승무원이 기내식 종류를 안내하고 있다.ⓒ뉴시스

식품기업들이 기내식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내식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엔데믹 이후 여행객들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의 ‘국내 식품산업 생산실적 통계’에 따르면, 기내식으로 이용되는 즉석섭취식품은 2022년 5906억원에서 지난해 9649억원으로 62.9% 급증했다.

이는 최근 여행 수요가 단거리에서 중·장거리 노선으로 이동하면서 맞춤형 기내식 서비스를 받길 원하는 승객이 늘어난 영향도 컸다.

항공사들 역시 여객들에게 ‘기내식 맛집’으로 소문나야 집객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매출 구조를 다변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업체들과의 협업에 상당히 호의적인 입장이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좌석 판매 외에 부가 서비스 판매 비중을 높이는 게 수익성 개선에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이에 항공업계는최근 증가하는 항공 수요 속 승객의 기내 경험 증진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내식 개발과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확대가 대표적이다. 기존에 강화하던 가격 경쟁력 외에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기내식 서비스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푸드의 매운맛을 하늘에서도 맛볼 수 있도록 불닭소스를 활용한 ‘불닭 가라아게동’과 ‘불닭 자이언트 핫도그’를 국제선 사전 주문 기내식 신메뉴로 개발했다.

CJ제일제당이 호주 콴타스항공에 납품하는 기내식 비비고 찐만두ⓒCJ제일제당

이에 발맞춰 국내 식품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부터 호주의 ‘콴타스항공’ 기내식으로 비비고 만두를 제공하고 있다. 만두는 호주에서 영국, 싱가포르, 필리핀, 캐나다 등을 오가는 국제선과 퍼스(Perth)행 국내선 승객의 간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앞서 5월에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유럽 노선을 취항하는 티웨이항공과 기내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소고기 버섯죽’, ‘소시지&에그 브런치’ 등 제품 하나만으로 한 끼를 즐 길 수 있는 원밀형(One Meal) 메뉴 2종이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노선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내식은 전세계인에게 K푸드를 알릴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CJ제일제당은 항공에서 조리하는 특수성을 가진 기내식에 최적화한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지난 2018년부터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내 환경에 최적화된 조리와 취식 조건을 확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기내 오븐으로 조리해도 우수한 퀄리티의 맛 품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메뉴를 개발했다”며 “친환경 종이 트레이를 적용해 기내 플라스틱 사용량은 줄이고, 메뉴 중량은 늘려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CJ푸드빌 역시 지난해부터 항공 기내식 전용으로 개발한 빕스 페퍼로니 피자를 출시해 기내식으로 제공 중이다. 대만, 일본, 동남아 노선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협업해 개발한 치킨강정을 선보이고 있다.

아워홈은 글로벌 기내식 시장 공략 및 미주 시장 확대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8년 7월 한진중공업홀딩스로부터 하코(HACOR. INC.)를 인수했다. 하코는 1986년에 설립된 회사로서 미국 LA에 본사를 두고 LA국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사를 대상으로 기내식을 공급하고 있다.

하코는 종합식음서비스 기업인 아워홈을 모회사로 두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어떤 메뉴도 기내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세계에서 주목받는 K푸드는 물론, 양식, 중식, 일식과 할랄, 베이커리 메뉴까지 기내식 기준에 맞춰 제조, 공급이 가능하다.

신세계푸드 역시 최근 대한항공C&D서비스와 식물성 기내식 개발 및 공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식물성 식품 재료 등을 활용한 육류 대체 식재료를 개발해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에 공급하고, 한식·중식·양식 등 다양한 메뉴 개발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지역 맛집이었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기내식으로 공급되고 있다. 한식전문점 삼원가든은 제주항공과 협업해 소갈비찜, 떡갈비 도시락과 제주 딱새우 비빔장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 에어부산은 유가솜씨와 손잡고 개발한 유가솜씨닭갈비를 기내식으로 제공한다.

향후에도 식품업체들은 기내식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인포메이션(GII)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내식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336억달러(약 44조3800억원)에서 오는 2031년에는 474억3000만달러(약 62조6500억원)까지 성장이 점쳐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기내식 사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인지도 있는 브랜드의 특별한 메뉴를 비행기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점과, 메뉴 선택권 및 편의성을 높여서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나 메뉴 특성상 우리나라 국민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익숙한 맛으로, 다양한 국적의 소비자 접점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어 향후에도 이 시장 확장에 노력을 기울일예정이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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