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도 한국이 트렌드 이끈다"...115년 혁신과 도전 일군 여행의 동반자 [더 하이엔드]

여행가방의 대명사 쌤소나이트가 창립 115주년을 맞았다. 1910년 미국 서부에서 작은 트렁크 회사로 출발한 쌤소나이트는 1950년대 비행기 여행 시대가 열리면서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났다. 마그 네슘과 ABS 소재로 만든 최초의 ‘일명 007가방(클래식 아타셰·1962년)’, 자사 최초 바퀴를 부착한 여행가방 ‘실루엣 (1974년)’, 독점 신소재 ‘커브’를 적용한 ‘코스모라이트(2008년)’ 등 가방 업계에서 줄곧 최초의 역사를 썼다.


1940년대 미국에서 출시한 ‘스트림라이트’ 역시 혁신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석판 인쇄 용지를 입힌 독특한 외관, 기차 여행의 혹독한 환경을 견디는 내구성, 최초의 플라스틱 코팅으로 무게까지 가벼워지면서 당대 여행가방 시장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경영진은 급진적인 디자인을 우려했지만, 설립자 제스 슈웨이더의 뚝심으로 출시됐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올해 특별 컬렉션으로 출시된 ‘뉴 스트림라이트’는 혁신과 도전의 상징으로 브랜드 역사를 기념하게 됐다. 서울 청담동에서 3월 10일부터 한 달간 115주년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것. 1940년대 기차 객실을 재현한 공간에서 브랜드 역사와 가방을 향한 장인 정신을 두루 경험할 수 있다.

쌤소나이트는 전 세계 100여개 이상 국가에 진출해 있는데, 2009년부터 글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세계화) 전략에 따라 각 지사가 자율적으로 경영한다. 쌤소나이트코리아는 쌤소나이트·쌤소나이트 레드·쌤소나이트 블랙라벨· 아메리칸 투어리스터·그레고리·하트만·투미를 산하에 두고 있다.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쌤소나이트코리아 최원식 대표를 만나 트렌드 빠른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을 일군 비결을 들어봤다.
-115주년이 의미하는 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에 이어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사람처럼 브랜드에도 인생이 있는데, 115년 역사가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라고 생각한다. 쌤소나이트는 모든 직원에게 ‘골든 룰 마블’이라 부르는 구슬을 입사 선물로 준다.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라는 설립자의 명언이 새겨져 있다. 진부할지 몰라도 원칙을 지키는 정직한 회사가 오래 사랑받을 수 있다.”

-브랜드 성장에 기술 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 연구는 어디서 이뤄지나.
“혁신은 쌤소나이트의 중요한 키워드다. 벨기에 유럽 본사 R&D센터를 중심으로 싱가폴·중국·홍콩에도 기술연구팀이 있다. 4개 바퀴로 굴러가는 캐리어, 폴리프로필렌을 직조해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독점 신소재 ‘커브’ 등 여행가방의 최초가 이곳에서 탄생한다.”
-한국 시장만의 특징은.
“대한민국 인구수가 약 5000만명인데 쌤소나이트 매출로 보면 아시아에서 3등을 한다. 그만큼 고객의 눈높이가 까다롭고 예리하다. 한국 고객을 사로잡으면 다른 아시아 시장 진출이 수월할 만큼 중요한 ‘테스트 베드’이자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0년에는 20·30세대를 겨냥한 ‘쌤소나이트 레드’를 독자적으로 론칭했다.
“스마트폰의 출현과 더불어 개인용 노트북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의 움직임을 봤다. 양손으로 핸드폰을 하거나 랩탑을 소지하기 편한 백팩을 내세워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히트를 쳤다. 디자인 개발과 마케팅 전략 모두 한국에서 만들어 해외에 진출하는 시스템이다.”
-또 다른 성공 사례는.
“캠핑 붐이 왔을 때 아웃도어 환경에서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는 ‘토이즈 XP’를 선보였고, BTS의 ‘다이너마이트’ ‘버터’ 곡과 협업한 컬렉션은 아시아는 물론 영미권까지 반향을 일으켰다.”

-고객 분포도가 넓은 편인데, 하이엔드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쌤소나이트 블랙라벨을 통해 고급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뛰어난 주행감이 특징인 베스트셀러 ‘리치몬드’가 대표적이다. 타 브랜드와 다른 점은 가격대로 라인업을 구분 하지 않고 고객 성향에 따른 디자인이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쌤소나이트가 생각하는 여행가방의 의미는 무엇인가.
“캐리어는 삶이라는 여정에 함께하는 존재다. 학교·산후조리원·병원 등등. 인생의 중요한 순간 어디든 있다. 더 가볍고, 내구성 좋고, 디자인도 예쁜 가방을 만드는 게 고객의 인생에 좋은 동반자가 되는 길이라 생각한다. 쌤소나이트 의 슬로건 ‘Life’s a journey(삶은 곧 여 행이다)’처럼.”
이소진 기자 lee.soj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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